43 네플류도프는 이 첫 면회 때부터 카추샤가 자기를 보고 그녀에게 봉사하려는 자기의 결심과 참회의 말을 듣고 나면 반드시 기뻐하고 감동하여 다시 그 옛날의 카추샤로 되돌아가 주리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옛날의 카추샤는 존재하지 않고, 지금은 타락한 마슬로바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곤 기겁을 했다. 이 사실을 그를 놀라게 했고 무섭게 했다. 그를 특히 놀라게 한 것은, 마슬로바가 자기의 처지, 이를테며 죄수로서의 처지가 아니라(그 점에 있어서는 그녀도 부끄러워했다.) 매춘부로서의 처지가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에 만족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기야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인간이란 누구든지 전심으로 무슨 일을 할 때 그 일이 중요하고 훌륭한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