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그 후 3년 동안 네플류도프는 카추샤를 만나지 못했다.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장교로 임관된 네플류도프가 부대로 부임하는 길에 고모네 집에 며칠 묵었을 때였으나, 이제 그는 3년 전 한여름을 이 곳에서 지내던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는 모든 선한 일을 위해서는 자기의 생명도 돌보지 않을 만큼 정직하고도 희생 정신이 강한 청년이었으나, 지금의 그는 오직 자신의 향락만 추구하는 속물로 완전한 이기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그에게 있어 그 때는 이 세상이 신비롭게만 생각되었으며, 따라서 그는 기쁨과 감격에 찬 태도로 그 비밀을 풀어 보려고 애를 썼으나, 지금의 그에게는 인생의 모든 것은 단순하고 명백해져서, 자신이 몸을 담은 생활 환경에 따라서 결정되는 셈이었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