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호기심과 조롱으로 펄럭이며 불꽃 따라 너울대던 아낙의 날렵한 혓바닥들은 어느새 시퍼런 비수처럼 곤두서고 있었다. 칼날은 베거나 찌르고 싶어한다. 그들을 불너울 이쪽에서 힐긋힐긋 훔쳐보는 옹구네 검은 눈에도 비수 같은 불길이 파랗게 일었다. 장사 댕기는 예펜네가 이런 일에는 제 격이제. 지일이여. 이 집 저 집 문밖마동 말 뿌리고 댕기는 디는 이만헌 사람들이 없제이. 그네는 벌써부터 날 새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 흥겹고도 음모에 가득 찬 밤이 한바탕 거꾸러지도록 징 치고 꽹과리 치며 놀고 싶은 들쑤심을 감당히기 어려웠다. "야는 어기 갔다냐."공배가 춘복이 찾는 말 하는데 공배네는 옹구네를 저도 모르게 돌아보았다. 고리배미 사람들이 너나없이 나와서 뒤설킨 솔밭 삼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