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걸리었던 나비가 거미줄에서 떨어져서 청산으로 날아가는 듯, 조롱에 갇히었던 새가 조롱을 벗어나서 공중으로 날아가는 듯 단천령이 눈뜨고 꾸는 꿈에 나비 되에 너푼너푼 날고 새가 되어 훨훨 날다가 나귀가 넓은 도랑을 건너뛸 때 하마 떨어질 뻔하고 꿈이 깨어졌다. 댕갈댕갈 지껄이는 계집들 말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적굴에서부터 동행하는 송도 기생 둘이 말들을 옆으로 타고 뒤에 따라오는데, 지껄이는 것은 자기 이야긴 듯 양반 율객이란 말이 귓결에 들리었다. 율객 소리가 귀에는 거치나 마음에 까지는 거슬리지 아니하였다. 그보다 더한 소리를 한대도 시들스러웠다. 단천령 눈에 좌우 산천이 처음 대하는 것같이 새로워서 산보고 좋아하고 물 보고 좋하하며 송도부중까지 들어왔다. 송도를 지나면 점심참이 없 으나 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