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막봉이가 곽오주더러 오는 놈들이 바짝 가까이 오도록 숨어 있다가 별안간 내닫자고 말하여 바위 뒤와 덤불 속에 은신들까지 하였으나 포교 복색 같은 것이 눈에 보이게 되자마자, 곽오주가 쇠도리깨를 높이 치켜들고 뛰어나가며 “너놈들이 웬놈들이냐!” 하고 소리를 벼락같이 질렀다. 더 가까이 오도록 기다려도 좋을 것을 곽오주가 지레 뛰어나가니 길 막봉이도 마저 큰소리를 지르며 쫓아나가고 졸개들도 아우성을 치며 쫓아나갔 다. 여러 놈들은 다 도망가고 오라진 놈 하나가 남아 있다가 쇠도리깨를 들고 달려드는 곽오주를 보고 “곽두령 아니시우?” 하고 알은 체하였다. “네가 누 구냐? 나는 너를 모르겠다.” “내가 노밤이오.” “노밤이? 성명은 귀에 익다. ” “서울 있는 노밤이를 모르시겠소?” “옳지, 네가 영평 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