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치근이 주인 없는 사랑에서 혼자 앉았다 누웠다 하며 주인을 기다리는데 오 래 되지 않는다던 주인이 너무 오래도록 오지 아니 하여 그대로 가려고까지 생 각할 때, 문간이 떠들썩하며 주인 대감이 사랑으로 들어왔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우.” “얼른 말씀을 여쭙구 가봐야 겠습니다.” “조용히 할 말이라 지? 그럼 이방으루 들어오우.” 원계검이 옷도 갈아 입지 않고 바로 침방으로 남치근을 인도하였다. 단둘이 서로 대하여 앉은 뒤에 원계검이 먼저 “대체 무 슨 일이오?” 하고 물었다. “일전에 잡은 꺽정이의 처 셋 중에 원씨 성을 가진 기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기집이 제 말은 여염 사람이라고 하나 언어 동작이 재 상가 생장 같구 그 본집을 대는 말이 되숭대숭해서 수상하기에, 꺽정이의 도당 한 놈을 잡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