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이가 우두머니 서서 산 아래로 내려가는 이춘동이를 바라보다가 다시 산역하는데 와서 일을 보았다. 해질 무렵에 상행이 들어와서 전을 지낸다. 상두꾼 술을 먹인다, 한참 수선한 중에 이춘동이가 저녁 먹으러 가자고 부르러 와서 김산이는 가까스로 틈 을 타서 주상하는 늙은이에게 의외에 옛친구를 만나서 그 사람의 집으로 저녁밥 먹으러 간다고 말하고 이춘동이를 따라왔다. 이춘동이의 집은 산밑에 있는데 집 이 커서 어림에 한 이십 간 되는 것 같았다. 바깥방은 치지 말고 안으로만 방이 셋인데, 그 중의 제일 작은 아랫방도 간반이 이간같이 널찍하였다. 이춘동이의 어머니는 환갑 늙은이가 칠십이 넘어 보이도록 나이보다 더 늙었고, 이춘동이의 안해란 안핸지 첩인지 춘동이보다 근 이십 년 아래 될 듯 젊어 보이었다. 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