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네플류도프는 그가 찻간에서 미처 나오기도 전에 작은 방울을 여러 개 단 준마를 서너 필씩 단 호화로운 마차가 역 구내에 머물고 있음을 보았다. 비에 젖어 거무스름해진 플랫폼에 내려서자, 일등차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에서도 값진 날개깃을 단 모자를 쓰고 비옷을 입은 키가 크고 살찐 귀부인과 사이클 운동복을 입은 후리후리하고 다리가 가는 청년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청년은 값진 목걸이를 한 크고 살찐 개를 데리고 있었다. 그들 뒤에는 비옷과 우산을 든 하인들과 마부가 마중나와 있었다. 이 사람들에게는 살찐 귀부인을 비롯해서 긴 코트 자락을 한 손으로 받들고 있는 마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신감과 유복함이 엿보였다. 이 일단의 둘레에는 부유한 사람에게 아첨하는 비굴한 사람들로 담이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