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더불어 숲 -신영복- <0>

카지모도 2016. 6. 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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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더불어 숲>

-신영복 作-

 

***동우***

2013.06.13 06:05

친한 벗님께서 언뜻 기행문을 언급하신 적 있어, 기행문 한편 포스팅합니다.

신영복의 '더불어 숲'

 

오랜 감옥생활 끝에 1988년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된 진보적 지식인 신영복(1941년생) 교수는 잘 아실 겁니다.

서화문(書畵文)에 능할 뿐더러 다방면 지식으로 해박한 분이지요.

 

'더불어 숲'은 단순한 기행문이라기 보다 '지적 여행기'라 함이 옳겠군요.

신영복교수의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문명사적 지식과 세계사적 통찰력을 엿보는 재미...

10년도 전의 여행기이지만 늘 새롭게 읽힙니다.

 

++++

<“나무들이 모여 우람한 역사의 숲을 만듭니다.”>

신영복 선생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향해 출항한 곳인 스페인 우엘바에서 시작하여 유럽과 남미를 거쳐 중국의 태산에서 여정을 마치기까지 전 세계의 역사 현장을 직접 답사하고 느낀 감회를, 마치 ‘당신에게’ 엽서를 보내듯 편지 형식으로 써내려갔다. 로마, 베이징, 모스크바, 아테네, 이스탄불 등 세계의 역사 도시들을 찾아 그 도시들이 품은 콜로세움, 만리장성, 크렘린 궁전, 아크로폴리스, 소피아 성당 등 거대한 유적들을 돌아보며 그 압도적인 규모에도 경탄하지만 선생의 시선은 우리가 외면하기 쉬운 그 장소와 기억의 이면으로 향한다.

인류의 역사는 강자의 논리로 점철되었지만, 그 바탕에는 수많은 생명의 희생과 피땀이 있었다. 선생은 만리장성과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그것을 쌓기 위해 희생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라는 말에는 강자의 논리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들이 발견한 땅은 결코 신대륙이 아니다. 콜럼버스 이후 코르테스로 대표되는 유럽의 세력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가 자행한 무수한 살육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다만 그것이 공격용이 아닌 방어 목적이었다는 데서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주검이 여전히 장성의 아래에 묻혀 있다. 선생은 이처럼 패권주의와 물질주의 아래 함몰되어 온 희생의 의미와 가치를 섬세히 사색한다.

++++

 

신영복은 말합니다.

“세계화는 인간의 논리가 아닌 자본의 논리‘라고.

 

신영복의 ‘더불어 숲’

다섯번으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eunbee***

2013.06.13 17:54

이 책은 출판되었을 때 바로 읽었지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매우 좋아하며 읽었던 터라, 그분의 책이기에 냉큼.ㅋㅋ

그러나 이 까마귀 고기가 주식인 맹순이 머리에 아직 남아있을리 없지요.

함께 읽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동우님.

동우님 컴氏께서 어서 부활하시기를. 아니 부활하셨기를...ㅎㅎㅎ

 

오늘도 비가 올듯올듯.. 말듯말듯 해요.

어제는 은비 내리는 파리를 거닐었어요.

무려 다섯시간을... 그중엔 카페에 앉아있던 긴 시간도 포함되지만서두.^*^

 

동우님도 좋은 날들 만드세욤~

 

***┗동우***

2013.06.15 03:32

은비 내릴듯한 파리를 거니는 은비님이라...ㅎ.

내 PC는 바야흐로 오늘쯤 부활예정이랍니다. (오늘쯤 마더보드, 램, 파워등 부품 배송된다네요. 내가 뭘 압니까? 아들녀석이 살려내겠지요.)

지금은 아들 PC 빼앗아 쓰고 있지요. (녀석에게는 노트북이 있으니)

 

나이 든 이들의 주식인 까마귀고기, 그를 어쩌겠어요?.

나는 더 할걸요.

냉장고 문을 열고서는 '내가 무얼 꺼내려고 했지?' 하면서 주춤거리기 부지기수.

단기기억상실증인지, 스스로 한심 두심하여 한숨 두숨을 쉬지요.

 

한반도, 다음 주부터 장마에 돌입한다네요.

은비님 못지않게 나 또한 비를 좋아하는 바이지만 장마철의 눅눅함은 달갑지 않은데.

 

***eunbee***

2013.06.16 06:36

동우님,

올려주신 신영복 교수님의 더불어 숲 잘 읽고 있답니다.

더러는 다녀온 곳, 더러는 가고 싶은 곳.

 

큰애의 노트북을 내가 차지했습니다. 그애에게 새것 안겨주고...ㅋ

이 댓글이 새로 맞이한 이곳에서의 내 친구가 된 노트북으로 읽고 쓰는 첫글입니다.ㅎㅎ

마우스를 사용하다가 그것이 없으니 어색하네요.

새친구가 생겨 눈도 기분도 새롭답니다.ㅎㅎㅎ

 

동우님,

다가올 장마에 너무 젖지않도록

환한 마음 갈무리 미리 해두세요.^^

 

***┗동우***

2013.06.17 05:27

'더불어 숲'에 나오는 곳들, 대부분 은비님 발길이 기억하는 고장들일겝니다.

그러나 은비님의 빛나는 감수성은 신영복교수의 저 비판적 사고와는 사뭇 결을 달리하는...ㅎ

지구촌 곳곳의 얘기들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은비님댁(블록그)의 감성이 훨씬 재미롭게 반짝이지요. 내게는.

 

드디어 내 PC 부활하였어요, 은비님.

나 역시 눈도 기분도 새롭답니다. ㅎ

 

은비님도 환한 새 주를 시작하시길...

 

***동우***

2013.06.17 05:06

5만여명이 가득 들어차 미친듯 환호하는 피투성이 혈투장 콜로세움.

<우리에게는 우리를 잠재우는 거대한 콜로세움이 없는가.>하고 신영복은 묻는다.

 

우리를 잠재우는...

무엇을 잠재운단 말가

 

서커스로 잠재우는 각성된 인식

'빵과 서커스'에 함몰되어 비이성적으로 헤벨레하는 것...

필경 그 비성찰(非省察)적인 스스로의 우민(愚民)을 경계하라는 뜻일게다.

북녘 왕조의 저 거대한 콜로세움, 거기에는 빵과 서커스나마 있는지.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강자의 지배 논리에 맞서서 공존과 평화의 원리를 지키고, 자본의 논리에 맞서서 연대(連帶)로써 인간의 논리를 지키자는 것일테지요.

 

는 무대보다 못하고 무대는 삶의 현장에 미치지 못합니다.>

<관용은 자기와 다른 것, 자기에게 없는 것에 대한 애정입니다.>

<우리는 꿈 속에서도 이것은 꿈이라는 자각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구원은 인간의 희생으로써만 가능합니다. 문명은 대체가 불가능한 거대한 숲입니다. 떠나가는 것은 낙엽뿐이어야 합니다. 인간적인 사람보다 자연적인 사람이 칭찬입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떠남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만남에 대한 환상입니다. 떠나지 못한다면 만날 수도 없는 법입니다. 만남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는 것일 뿐입니다. 그것을 우리의 잣대로 평가하고 함부로 재구성하는 것은 오만이며 삶과 역사에 대한 무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시원히 떠날 수 없듯이 그들 역시 떠날 수 없는 그들의 과거를 짐지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였습니다. 어느 곳의, 어느 시대의 사람들이든 그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하여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 땅의 최선이었고 그 세월의 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을 존중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이 만남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겸손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적지는 물론이며 세계의 곳곳에서는 그러한 최선의 결정들이 여지없이 깨어진 흔적을 목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땅, 그 사람들의 최선을 업신여기고 서슴없이 관여하고 있는 강자의 논리를 목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자의 논리는 비단 정치, 경제적인 지배력을 장악함에 그치지 않고 과거 유적의 미학까지도 재구성함으로써 사람들의 심성마저 획일화하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강제와 오만에 대하여 다투어 영합하고 있는 모방과 굴종의 세계화였습니다. 그것은 자기의 최선에 대한 애정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는 고사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강한 것이며 무엇이 진정으로 약한 것인가를 구별하지 못하는 무지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무는 저마다의 발밑에서 물을 길어올려야 한다는 진리를 외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나무들이 더불어 우람한 역사의 숲을 만든다는 진리를 모르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