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1997. 12

카지모도 2016. 6. 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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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60  1997. 12. 1 (월)


일요일은 완전히 공치는 날.

작은 처남이 주문한 호랑이 이미지 들어간 명함을 만든다.

일요일 거리에 행인도 뜸할 뿐더러, 문을 밀치고 들어오는 사람은 아예 있지도 아니하다.

간선도로에 사람이 이토록 드물다니.

늦은 오후, SH 어머니와 DG 약국 민이 어머니, J를 찾아 놀러 오시다.


주말연속극 종영.

'파랑새는 있다'

해피앤딩.


18561 1997. 12. 2 (화)


K민 어머니가 그린 유화.

이중섭 풍인듯의 어린아이들, 냇가, 게 ...

건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스캔하여 캔버스에 옮겨 뽑았는데 그린 사람은 별로 마음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터치라던가 마티에르가 어찌 그린 그대로의 유화같을수 있을까마는 색상, 채도, 명도의 DETAIL한 표현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함을 깨닫는다.


IT 피카소, 세창, 메가마트, 사직동 휘돌아 J와 英이 오후 돌아오다.

IT 피카소로부터 디스켓과 캔버스, 세창으로부터는 한지공예의 주문액자,

메가마트에서 쌀 사싣고

사직동에 명함 가져다 주고

자유시장에서 거금을 주고 크리스마스 액자.

이런 것을 얼마에 팔아야 한다는 말인지...


새로운 컨셉.

젊은 여학생들 눈을 확 끌게하는 울긋불긋한 이미지들...


대통령후보 토론회.


18562  1997. 12. 3 (수)


가온 영하로 뚝 떨어지다.

움츠려 종종걸음을 걷는 사람들,

그림 따위에 관심있어 가희 들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머니와 통화.

어머니- 사랑과 원망,

사랑은 어머니, 원망은 나의 경제.


불공정한 그런 것들....

나의 사랑이 순결하였던 만큼, 불공정함은 그만큼 더 처절한 폭력임을 그들은 알까.

아, 어머니.

어머니를 부르지 말라.

아, 하나님하고 부르짖으라.

오, 나는 곤고한 몸이로다, 누가 이 사망의 늪에서 나를 건져주랴.


인간이라는 현대의 생물이 진화하는데 유일한 원동력은 利를 좆는 慾心이다.

나는 욕심은 있으되 진화할 수는 없는 생물인가.


죄의 삯, 마음이라는 것.

이를 다스릴수 있는 존재는 내가 아니다.

높은 곳에서의 능력이다.


18563  1997. 12. 4 (목)


세창에서도 IT 피카소의 K사장은 형편없이 네거티브한 평가를 받고 있다.

남을 폄훼하는데 나는 동조하고 싶지 않으나 그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다.

캔버스 공급 문제에 있어서 부리는 그 교활한 술수라니.


엉망의 경제.

IMF에서 550억불 차입하는데 합의하였으나 그에 대한 댓가는 말할수없이 혹독한 것이라고 한다.

대량실업,기업의 연쇄 도산, 금융과 재벌의 지각변동.

모든 기존 가치관과 경제구조의 대변혁이 일어난다고 이 삭풍 부는 남자의 가슴에 매서운 공갈을 처대는 매스컴...

며칠 앞으로 닥아 온 대통령 선거는 무색할 지경으로.


사람들이 옴츠려 드는 이유는 날씨 탓만이 아니다.

그리하여 당연히 가희에는 손님이 없는가.


여하튼 버텨야 한다.

몇 달이 될런지, 1년이 될런지.

가희는, 나는 버텨야한다.

머리를 짜내고 컨셉을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위기를 대처하여야 한다.


유일한 매출.

KM 엄마, 고호의 '씨뿌리는 사람'


18564  1997. 12. 5 (금)


날씨는 싸늘.

난로도 피우지 않은채 몸을 움직인다.

잡동사니 정리하고, 두꺼운 종이로 만든 수납 박스 사다가 공구 부품등 넣어 정리, 일본 화집들을 레코드 위로 정돈시킨다.


박세동에게서 전화, 마천으로 부터.

FAX 한통 넣어주다.


18565  1997. 12. 6 (토)


KG탁 오다.

일년이면 반이상을 외국 출장인 중소기업 사장.

다이너스티를 끌고 와, 가희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

요즘 대화는 경제 걱정 아니면 무에 있으랴.

녀석의 회사도 심각한 모양이지만 능력있는 친구니까.


어려운 고비를 겪고 있으면서 바쁜 와중에 찾아준 것이 고맙고, 유화등 기십만원의 그림을 사준 것 역시 고맙다.


단지 돈이 많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다른 사람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그것을 나는 참을수 없다.

그러나 옛 친구들에게서는 그런 것이 없지 아니한가.

이제 오십을 성큼 넘어선 중늙은이들.

살아 온 무게의 속물적인 자랑들이 왜 없으랴마는, 그러나 진짜 남는 것은 진솔한 삶의 땟국물, 그 구수하고 편안한 관계들..


18566  1997. 12. 7 (일)


추적거리며 내리는 초겨울 비.

유난스레 올겨울에는 비도 잦구나.


한라그룹 부도- 부도의 도미노는 이제부터 시작인가.

올해만도 가아, 진로, 한보, 삼미등 많은 재벌들이 무너졌는데.


김영삼- 그는 그토록 무능한 대통령이었을까.

당치도 않은 지도자를 뽑은 국민들이 이제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되는건가.


미증유라는 불황의 불안 속에서도 우리 가희는 아름다운 기쁨이 되기를 소망하는 간절함있으니. 나는...

틈새를 비집는 비즈니스의 컨셉...

생각은 천지를 넘나든다.


18567  1997. 12. 8 (월)


J의 계모임.

예전 같았으면 내가 참석할 생각이나 하였겠는지.

나는 이제 그런 곳에도 얼굴을 들이 민다.


언양을 지나 산자락을 한참 타고 올라간 곳.

나보다 다섯 살 연배인 H미 아버지는 세무사, S정 아버지는 공무원, 교사, 보험사등... 직업의 다양한 면면들의 부부들...

고기를 먹고 노래를 부른다.

영도까지 와서 나이트클럽, 노래방.

12시 훨씬 넘어서야 돌아온다.

나는 마이 웨이를 부르고, 향수를 부르고, 옥경이를 불렀던가.


그동안 가희는 온전히 英 이와 A군의 데이트 장소.


18568  1997. 12. 9 (화)


가희에 세식구가 목을 걸고 있으면 무어하나.

英이는 학원 나가기로.


옛날 옛적 빛바래고 찢어진 조그만 흑백사진.

그것을 새사진처럼 크게 복원하다.

고객의 기뻐하고 고마워하는 그것은, 나의 말할수 없는 기쁨...


18569  1997. 12. 10 (수)


기온 뚝.


KKI용 에게서 전화.

제 사무실 모여 술한잔 하자는.

KG탁 이와 SM성 이도 오기로 하였으니.

아니면 가희로 술 사들고 몰려 오겠다는걸 구차한 핑계를 대고 극구 사양.


그림 그린다는 KB희 씨.

상업미술전공, 일본 유학.

상당한 경험과 실력이 있어 보인다.

그림장사의 속내는 나보다 훨씬 윗길일 것이다.

가희 앉아 얘기 나누다.


이런 때일수록 그림도 사고, 플로터도 마련하여 좀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시도하였으면.

그러나 돈, 돈이 없으니.


18572  1997. 12. 13 (토)


장인어른- 대동병원에 수술.

전립선.

J, 오후에 병원으로 찾아 뵙다.

수술은 잘되었다고.

한 열흘 입원하셔야 하는데 이로써 소변통로가 뻥 뚫려 주면 오죽 좋을까.


대통영 선거일 닷새앞.

갈수록 이전투구의 양상이다.

김대중의 말바꾸기, IMF 재협상의 기치를 높이 들더니 여론이 비등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이인제는 젊은 사람이 이회창 아들의 병역 문제만을 진돗개처럼 물고 늘어진다.

나는 조순과 손잡은 이회창 편이다.


금융권은 그야말로 미증유의 혼란에 휩쌓이고, 기업의 부도는 꼬리를 물고, 실업은 사태를 이루는등 경제는 극심한 혼미에 빠져있다.

그러나 믿을 만한 지도자는 없고.

처량해 빠진 김영삼의 몰골은 가증스럽기만 하다.


18573  1997. 12. 14 (일)


대한민국은 꽁꽁 얼어붙었다.

엄동설한.

그러나 피부에 파고드는 추위보다 더욱 추운 마음들.

불안과 희망없음에.

아, 정말 힘든 세월이다.


내일모레가 대선인데 예전처럼 들뜬 열기도 없고, 정치판은 이제 냉소적인 폄훼의 대상일 뿐이다.


문민정부라는 5년.

개혁입네 세계홥네 단견적인 구호로서, 명목의 정치만 구가하다가 무어 하나 성공한 것없이 경제만 돌돌 말아먹고 말았다.

참담한 꼬라지의 김영삼, 가증스럽다기보다, 하도 어이없어 바보천치를 보는듯하여 차라리 가여울 지경이다.


가희- 아름다운 기쁨을 노래하기에는 너무도 암담한 세월이다.

생존이 불안한 마당에 아름다움이라는 신기루는...


그러나 그러나 가희를 찾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전후의 그 폐허 속에서도 라디오에서 울려나오는 슈베르트에 가슴저리는 마음들이 있었거니.

이 암담한 시절의 고비가 지나고..

이 엄동이 끝나고...

대선도 끝나고...

새 봄이 오면...

베토벤의 봄처럼 따뜻한 부활의 바람이 불 것이다.


LW규  찾아와 담소, 맴도는 것은 똑같은 주제.


18575  1997. 12. 16 (화)


대선은 3일 앞으로 닥아왔는데 정국은 말할수없이 혼미하다.


KM 어머니 가져온 신동아 12월호를 읽어 본다.

모든건 사람이 행하고 사람이 만드는것,

원칙과 제도와 법률이 시퍼렇더라도 필경 사람의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 정책이라는 것이고.이해관계, 친소관계등에 의하여 인사와 의사가 결정되고 결과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되는 것.

김영삼의 그릇이 이 지경, 국가부도 사태를 만들고 말았다.


YH중 씨 부친 별세.

해동병원 영안실.

80을 훨씬 넘긴 아버지를 여의었고 아들과 며느리의 얼굴에는 웃음도 있다.

80넘어 세상을 뜨시면 哀喪은 될 수 없는걸까, 언제나 好喪인가.

빈소에 절하고 LB걸 과 마주앉아서 소주한잔 걸치고 가희로 돌아온다.


꿈- 전쟁, 미사일에 사람이 타고 나른다. 가미가제...


18577  1997. 12. 18 (목)


간혹 가는 빗발 듣다.

J와 국민은행 들러 연채금을 갚는다.

국민연금 관리공단, 연금을 탈퇴하고 돈을 돌려받고자 찾아간 것인데 내년부터는 전국민이 가입해야 한다고..

혹 떼려 갔다가 혹 붙이고 온다더니, 오히려 탈퇴를 번복하고 미납분을 마저 채워 납부하고 돌아온다.

이것이나마 그래도 노후에 쬐끔이라도 도움이 될겐지...


돈이 들어와야 한다, 돈이 벌려야 한다.

움츠린 겨울이 지나고, 대선이 끝나고, 요동치는 이 난리가 다소라도 안정이 되고, 입시철이 지나고....

아, 그래 봄이 오면.


나의 지혜가 늘어나고, 경험이 쌓여가고, 열정이 죽지않고... 하여.

그러면 된다. 반드시.


18578  1997. 12. 19 (금)


새벽 5시 현재.

김대중 1020만표, 이회창 980만표.

김대중 당선 확정.

나의 선택은 또 실패하였구나.


한때 그는 확실히 영웅적인 정치인이었고 나도 한때 그에게 흠취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인 연륜이 쌓여 가는만큼 더불어 켜켜히 쌓이는 먼지와 때, 그렇게 그는 노추한 늙은이로 내게 비추어졌던 것인데.

이제 그가 이 국가적 위기를 맡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 나라에는, 동서를 구분하는 국경선이 명확하게 그어졌다.

DJT 연대로 충청도까지 김대중이 쓸었기 때문에 반쪼가리 반도에는 세로의 금이 새겨진 것이다.


불과 40만표차, 이인제는 4백몇십만표.

이인제라는 당돌한 소영웅주의가 판을 그르쳤다.


이제 김대중이라는 새로운 지도자의 무엇이, 쉰을 살아가는 나와 내 아내와 내 자식과 내 피붙이와 내 이웃들의 생존양식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까.


18579  1997. 12. 20 (토)


단 한건의 매출도 없다.

결코 강한 성격이 되지 못하는 나는 암담함을 짐짓 숨겨봐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J앞에서는 어두운 표정을 짖지 않으려 하여도, 마누라짜리가 매출에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밝은 표정은 사못 위선일 뿐.


저녁 8시경 찾아온 IT 피카소 해운대점의 사장이라는 젊은 친구.

K사장을 사기꾼이라고 매도하고 난리다.

캔버스 수급에 학을 떼었다는 그...


그와 얘기 나누는중, 팬시, 포토아트 쪽의 강화, 또는 PCS취급등 쪽으로도 컨셉을 잡아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18580  1997. 12. 21 (일)


장인어른 퇴원,

英이와 퇴원하는 장인 뵙다.

수술이 잘되어서인지 얼굴 표정도 좋으신듯하여 다행.


J의 또다른 계모임.

S근 네 부부, CS교 부부등 다섯쌍 어울려 자갈치 횟집과 노래방.


토요일 가희는 英이와 A군에게 맡겨 놓고서.


18581  1997. 12. 22 (월)


어머니의 전화.

힘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목소리.

도와주지 못하시는, 형제를 설득하지 못하시는..

그 안타까움이 배어있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칼로 심장을 긋는 한줄의 비애...


아, 나는 무에 이토록 원망스럽고, 무에 이리도 서럽단 말가.

시리고 시리어..

어머니가, 내가, 형이, 媛이가...

어머니...


오, 나의 신앙아, 나서라.

네가 나설 차례다. 나서라 신앙아.


좁아 터진 마음아, 넓거라, 넓거라...


18582  1997. 12. 23 (화)


신앙.

하나님, 너의 그리스도는 저기 계신데. 신앙아 너는 어디 있느냐.


발가락의 때만큼도 못한 자의식의 그 쪼가리.


어찌 감히 예수를 믿는다고 입을 벙긋할수 있으랴.

네 머리에 있는 그것이 신앙이냐, 네 피상의 느낌 그것이 신앙이냐.

이 알량한 사람아, 어줍잖은 목숨아.


가슴이 따르기를 하느냐, 행위가 따르기를 하느냐.. 아, 나는 진정 곤고한 사람.

상처 하나, 기억 한웅큼 그것 한줌 어쩌지 못하고 부둥켜 안아 어쩌자는 말이냐.

어머니는 저토록 깃털같은 노파인데.

목숨조각 어머니 하나 환하게 껴안아 주지 못하는.


아, 진정 너라는 목숨은 추하기 이를데 없고녀!


18583  1997. 12. 24 (수)


J 와 英이는 세창공예 갔다오면서 어머니께 들르다.


무엇인가, 무엇인가.

내 자의식이란 무엇이고 내 마음이란 무엇인가.

내 진면목은 무엇인가.

필경 이루고자하는 그 목적은 무엇이고 시린 관계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극히 사적인 표피적인 감각만을 지니고 있는 존재 한 마리.

이 존재가 버둥거리며 한숨짓는 이것은 또 무엇인가.


18584  1997. 12. 25 (목)


다시 정신분석학 책을 꺼내 읽는다.

가희의 책상앞 동그란 램프 불빛 아래에서.


성탄절, 늦은 밤의 가희에서 홀로 소주를 마시고 셔터내리고 돌아오는데, 주택은행 계단에 늘어선 젊은이들.

성탄의 노래.


기쁘다 구주 오셨네.

구주는 오셨다!


18585  1997. 12. 26 (금)


자갈치 호정횟집.

S곤 N영 H근 만나다.


그렇다.

인생이란 성공하기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란 그저 견디고 살아낸다는 것.

존재한다는 것.


그러나.

이렇게 말하여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내에는 네온이 번쩍거리고, 사람들은 희희낙락 범람하지만 나는 그 이면의 말못할 그 존재의 불안을 간파하고야 만다.


18586  1997. 12. 27 (토)


시시각각 저문다.

올해.


가희에는 손님이 없다.


18587  1997. 12. 28 (일)


동삼파출소 순경, 편의점 침입하여 폐쇄회로 카메라에 찍힌 3명의 강도.

그 동영상을 캡처하여 사진으로 출력해달라는 주문.

그 동작들을 보니 참 어리석기도 하다.

아직 어린나이인 그들.


'현세는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불완전한 곳입니다. 만일 이 세상이 우리가 갖는 유일한 세계라면 생명이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이겠습니까' -우찌무라 간조-


18588  1997. 12. 29 (월)


서면기업 KS용 사장.

찾아오다.

사진, 음악, 살이들....

LW규 도 다녀가고...


가희 컴퓨터 의자에 길게 앉아서 소주를 마시며 밤을 지샌다.


이틀 남은 1997년도.


18590  1997. 12. 31 (수)


올해 저문다.

올해는 파멸된 것이 아니라 다음해로 가는 길목이다.

올해는 파되된 것이 아니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그래, 올해는 그저 저물다.


배게 맡에 英이의 편지 한통.

...아빠.. 왜 그토록 기운이 없고 술을 많이 드시느냐.. 아빠가 기운을 내야 우리 식구들 기운이 난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마음은 잘 알지만 술이나 걱정이 해결해주는건 아니지 않아요... 엄마의 신경질도 한때 그러시는 거지, 속마음은 아빠를 걱정하고 계시는 것 아시죠... 저도 이제 학원에 다니니까.. 새해에는 우리 식구 힘을 내고 이 고비를 넘겨요...俊이 올때까지 비록 돈은 잃더라도 서로에 대한 사랑은 잃어서는 안되요.. 새해에 우리 다시 시작해요.. 아빠가 힘내셔야 해요.. 장녀가 되어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하는 저를 자책하며 어줍잖게 적은 글 기분 상하지 마시고.. 술 많이 드시지 말아요.. 정말..


올해 저문다.

올해는 파멸된 것이 아니다.


올해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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