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584

어느 토요일 밤 (1,4,3,3)

-잡설- ***동우*** 2009.09.14. 1. 사방 두어자 남짓한 뒤주 속에 갇혀버린 관계(關係). 아바마마를 부르짖는 사도세자(思悼世子). 그 미칠 듯 갑갑함을 가늠이나 하겠는가. 부자(父子)지간, 단절된 관계(關係)의 처절함. 관계의 냉혹한 외면, 그 관계는 필경 미쳐 버리고야 말리로다. 그러나 신기하도다. 그동안, 아비와 자식간, 단절된 관계는 어찌 소외된 채로들 그리도 굳세었던 것인지. 그러나 필경 사도세자는 아버지로부터 죽음을 당하였다. 여름이면 때로 엄습하여 금방 숨이 넘어갈 듯한 갑갑증. 올해도 시시때때로 나를 괴롭혔으나 그러구러 여름은 저물어간다. 아침저녁 목덜미를 스치는건 벌써 가을이다. 문득 나는 소스라쳐 놀란다. 내 나이 예순하고도 셋이라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이를테면 ‘운명..

내 것/잡설들 2020.12.05

<<<낚시하던 시절>>> (1,4,3,3,1)

-독서 리뷰- -아마 마리아 슈아 作- ***동우*** 2015.03.01 05:48 라틴 아메리카의 사회적 분위기 짙은. 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 ‘아마 마리아 슈아’의 ‘낚시하던 시절’ 선창가, 농어, 납작머리, 매가오리, 암상어, 릴, 봉돌, 고등어 미끼... 더불어 역겨운 연못과 폐수와 하수관과 더러운 오물로 뒤덮인 바닥. 파란색 파리떼와 냄새가 고약한 메기와... 그리고 공장과 은행과 병원...자본과 공해와.. 척추와 다리의 통증. 더불어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병원보다는 은행을 돌아다녀야 하는 아빠. 은행이나 병원, 그 사람들은 아버지의 현실에 대하여 무얼 제대로 알고 있어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딸을 데리고 낚시를 다니는 아빠의 즐거움. 그러나 아빠는 색전증으로 죽고만다, ++..

내 것/잡설들 2020.12.03

필갑 아우 (1,4,3,3)

-잡설- ***동우*** 2011.04.15 1999년 그 무렵은 내게 무척 힘든 세월이었다. 전전(前前)해 직장을 그만두었고, 그 다음해에는 어머니와 영결(永訣)하였고. 어줍잖은 돈 몇푼은 어줍잖은 장사를 한답시고 다 까먹었고, 이것저것 어줍잖은 자격증들을 따가지고서는 부동산을 한답시고 예제 쫓아다니고는 있었지만 어줍잖이에게 세상은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가슴 속은 늘 찬 바람 이는 시베리아 벌판, 나는 발호(跋扈)하는 경제논리에 대하여는 도무지 가리사니를 잡을수 없었고 정처없이 허우적거리는 한낱 숫보기에 불과하였다. 남들에게도 IMF의 암울한 시대였다지만 그 시절의 비수는 내게 더욱 날카로운 듯 했다. 심신의 궁핍은 스스로 비참하였고 관계들은 살갑지 않아 세상 살 맛을 차츰 잃어가고 있어 일상..

내 것/잡설들 2020.12.01

인생의 출발 -루드 서코우- (1,4,3,3,1)

-독서 리뷰- -루드 서코우 作- ***동우*** 2015.02.10 00:27 루드 서코우(Ruth Suckow, 1892-1960)의 ‘인생의 출발’ 아래, 인터넷에서 주어 온 해설 ++++ 루드 서코우(Ruth Suckow, 1892-1960) : 미국 아이오와 주 출신의 여성 작가. 자신의 신변에서 펼쳐지는, 미국 중서부 서민의 생활을 사실적인 시각으로 솔직하게 소설화했다. 장편 등과 단편집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여기 수록한 은 에 실린 작품이다. 분위기가 마음을 짓누른다. 가난한 집안의, 그리고 그런 불리함을 극복할 만한 용모나 성격도 갖추지 못한 소녀. 세상 모르는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인 그 소녀가 남의 집 부엌 일을 돕는 일을 하게 된다. 초라한 집에서 그래도 자신을 아끼고 이해해주는 가족들..

내 것/잡설들 2020.11.30

[[류시화]] 1.2 (1,4,3,3,1)

-독서 리뷰- -류시화 作- ***동우*** 2018.05.16 23:26 세간에 '명상가 시인'으로 유명한 '류시화(1958~ )'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인도 등지를 여행하면서 겪은 신비하고 감동적인 일화를 모은 여행기. 대략 10회 정도로 나누어질듯 합니다. 이 책, 귀에는 익지만 나로서도 처음 읽습니다. 함께 읽어요. 아래 류시화 프로필. ++++ 류시화는 시인이자 번역가로 1958년 충청북도 옥천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안재찬이다. 대광고등학교 졸업 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하고 1980년 이라는 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다. 1980년-1982년까지 박덕규, 이문재, 하재봉 등과 함께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에 《시운동》에서 50여 편의 시를 발..

내 것/잡설들 2020.11.30

[[더블린 미스테리 外]] (1,4,3,3,1)

-독서 리뷰- [[더블린 미스테리 外 단편 추리 몇편]] -엠마 오르치 作- ***동우*** 2016.12.10 00:17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결국 가결되었습니다. 앞으로 몇 고비가 있겠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인은 아니보이는 정치판 난쟁이들... 부결되었을 적 나라 안 혼란이 걱정스러웠는데 어쩄거나 헌법적 절차에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주말의 엔터테인먼트, 정통 추리소설 한편. 엠마 오르치' (Baroness Emmuska Orczy, 1865~1947) '오르치 남작부인'이라고도 불리우는 작가입니다. 예전,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대 로망 '빨간 별꽃'을 읽으면서 두근거리던 가슴을 기억합니다. (내용은 기억 속 희미합니다만 아마 영화로도 보았을 겁니다.) 그녀가 창조한 탐정은 '구석..

내 것/잡설들 2020.11.29

<<<바빌론의 강가에서>>> (1,4,3,3,1)

-독서 리뷰- -스티븐 빈센트 베네 作- ***동우*** 2019.03.02 06:17 '바빌론의 강가에서' 미국작가 '스티븐 빈센트 베네(Stephen Vincent Benet, 1890~1943)'가 1937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1937년이라면 이른바 맨허튼 프로젝트(핵무기 극비개발계획)가 시작(1939년) 되기도 전입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지기 8년전이구요. 그러니까 당시 작가는 원자폭탄의 가공할 힘은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작가가 상정한 것은 고작 스페인 내전때 파시스트의 게르니카 폭격 정도였다고...) 이후 지구의 종말론적 모습을 그린 여타 작품들은 스티븐 빈센트 베네에게서 영감을 받은바 크다고 하지요. '바빌론의 강가에서'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내 것/잡설들 2020.11.28

파리 1.2.3 (1,4,3,3)

-잡설- -上- ***동우*** 2012. 11. 7 오대양을 누비는 고래(鯨)의 유영은 무애(無碍)함이다. 망망대해에 산만한 덩치, 거칠 것 무에 있으랴. (아, 고래에게도 포경선이라는 천적이 있었겠구나.) 바닷속, 그 대척점에 해삼(海蔘)이라는 생물이 있다. 해삼은 평생동안 고작 몇 메타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나로 말하자면... 바로 해삼이다. 그 옛날 ‘김찬삼 여행기’, 근자에 읽었던 한비야 여행기.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는 그들의 여행담, 그건 해삼에게는 바야흐로 경이로움이 아닐수 없었다. 호기심은 남못지 않은듯 싶은데, 나는 싸돌아 다니는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도전적 기개도 없을뿐더러 돈도 없는 주제 꼴이라 여행이라는 것은 내게 서툴다. 출장이거나 이른바 패키지 관광이라는 것에 묻혀..

내 것/잡설들 2020.11.26

[[몰리에르]] (1,4,3,3,1)

-독서 리뷰- [[몰리에르]] -몰리에르 作- ***동우*** 2013.09.19 05:13 17세기 프랑스가 나은 위대한 극작가(희극) 몰리에르(Moliere, 1622~1673) 그로부터 근대 희극이 탄생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귀족과 학자와 성직자와 부자들. 그들의 탐욕와 인색함, 현학적 폼잡기. 위선과 교만... 그것들은 몰리에르의 풍자(諷刺)에 있어서 맛갈스런 '밥'(質料)이었습니다. 음악에서도, 진지한 正歌劇(오페라 세리아)도 좋지만 가벼운 喜歌劇(오페라 부파)는 또 얼마나 사람을 즐겁게 합니까? 한가위 명절. 몰리에르의 '강제결혼'. 이따가 한가 하실적 가볍고 유쾌한 기분으로 읽어보시기를. 무대를 상상하시면서. ㅎ ***저녁산책*** 2013.09.21 09:06 동우님의 문학,..

내 것/잡설들 2020.11.23

커피예찬 초치기 (1,4,3,3)

-잡설- ***동우*** 2006.02.04. 아네스님은 소설가인지라 커피 한잔 마시고 나면 두 눈을 반쯤 감게 되십니다그려. 커피의 향취 속을 넘나드는 지난 에피소드들과 사념들이 어울어 형상화되면 그것이 작품으로 태어나는 거겠지요. 커피에 대하여 쓰신 찬사들 아네스님의 책 속에서 읽은 바 있습니다. 그 커피에다 초를 좀 쳐야겠습니다. 어제 술한잔 걸죽하게 하였거든요. 용서를. ㅎ 커피. 누가 읊은 세리프인가요.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아름다우며 사랑처럼 달콤한 음료”라고라? 커피 예찬치고는 좀 그로테스크 합니다그려. 짙은 갈색 표피에 흐르는 자르르한 윤기. 아, 그건 분명 관능입니다. 블랙비너스라 불리운 (‘보들레르’의 미칠듯한 애증이 교차되었던) ‘잔느 뒤발’. 그와 같은 ‘팜므..

내 것/잡설들 202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