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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亂中日記 (26) -李舜臣-

갑오년 8월 (1594년 8월) 8월 초1일 [양력 9월 14일] 비오고 바람이 세게 불었다. 몸이 몹시 불편하다. 수루의 방으로 옮겨 앉았다가 곧 뒷동 헌방으로 돌아왔다. 저녁에 낙안군수(김준계)가 강집을 데려다가 군량 독촉하는 일로 군율에 따라 문초하고 내어 보냈다. 비가 종일 내리더니 밤까지 왔다. 8월 초2일 [양력 9월 15일] 비가 퍼붓듯이 내렸다. 초하루 한밤중에 꿈을 꾸었는데, 부안사람(이순신의 첩)이 아들을 낳았다. 달수를 따져보니 낳을 달이 아니었다. 그래서 꿈이지만 내쫓아버렸다. 몸이 나은 것 같다. 저녁나절에 수루 위로 옮겨 앉아 충청수사·순천부사 및 마량첨사와 함께 이야기 하며 새로 빚 은 술을 몇 잔 마셨다. 비가 종일 내렸다. 송희립이 와서 아뢰기를, 흥양의 훈도도 작은 배를 ..

[[홀리오 코르타사르]] (3.3.1)

-독서 리뷰- [[홀리오 코르타사르]] -홀리오 코르타사르 作- ***동우*** 2015.03.11 04:34 현실을 모방한다거나 사실과 사건을 논리적으로 세세하게 묘사하는 식의 리얼리즘, 그 표현양식을 거부하고 기존 문학 형식을 파괴하려는 끊임없는 노력, 이른바 환상적 리얼리즘. 라틴 아메리카라는 변방의 문학이 20세기 후반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어쩌면 포스트모더니즘과도 밀집한 관계가 있을테지요.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문학사상지에 처음 연재되었을겁니다)에 속절없이 빠져들고 말았지요. 그야말로 붐(boom)을 일으켜 그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소설들을 '붐소설'이라 한다지요. 어제에 이어 당분간 '붐소설'을 포스팅하려 합니다. '훌리오 코르타사르'(Julio Co..

내 것/잡설들 2021.02.16

<R/B> 亂中日記 (25) -李舜臣-

갑오년 7월 (1594년 7월) 7월 초1일 [양력 8월 16일] 맑다. 배응록이 원수에게서 들어 왔다. 원수가 뉘우치는 말을 하고서 보냈다는 것이다. 우 습다. 이 날이 나라제삿날(인종 제일)이라 홀로 종일 앉아있었다. 저녁에 충청수사가 여기 와서 서로 이야기했다. 7월 초2일 [양력 8월 17일] 맑다. 늦더위가 찌는 듯하다. 이 날 순천의 도청(원을 보좌하는 아전)과 색리·광양의 색리 등의 죄를 다스렸다. 좌도 사수들의 활쏘기를 시험하고, 적의 장물을 나누어 줬다. 저녁나절에 순천부사·충 청수사와 함께 활을 쏘았다. 배첨지가 휴가를 받아 갔다. 노윤발에게 흥양군관 이심과 병선 색리·괄군색리 등을 붙잡아 올 일로 전령을 주어 내냈다. 7월 초3일 [양력 8월 18일] 맑다. 충청수사·순천부사가 활을 ..

<<<일몰의 저변>>> (3.3.1)

-독서 리뷰- -고중영 作- ***동우*** 2017.01.09 04:19 고중영이라는 작가는 처음 접합니다. (인물검색에도 신상에 대한 것은 뜨지 않더군요) '일몰'이라는 단어를 치니까 '일몰의 저변'이라는 제목이 뜨길래 업어왔습니다. 3년째 병상의 남편, 그리고 함께 섹스를 즐기는 밀회남... 기대에 가득 찬 남자와의 밀회 약속있는 전날밤 교통사고로 여자는 죽습니다. 그저 그런 이야기입니다만. '일몰의 저변'이라는 암시가 제법 강렬하여 올립니다. 한살이의 끝자락. 일상이 홀연 죽음으로 화하는 그 순간. 서녘 하늘을 붉게 불들면서 지는 해, 그 저변에는 무엇이 녹아있길래 놀은 그리도 짙은 붉음일까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다는 프로메테우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나쁜 것들을 세상에 퍼뜨리게 하였다는..

내 것/잡설들 2021.02.16

신념을 지켜라. 아마조네스. 완전한 여자. 아담의 첫째 부인(3.3.1)

-독서 리뷰- -로렌스 와트 에반스 作- ***동우*** 2018.09.08 23:42 '로렌스 와트 에반스(Lawrence Watt-Evans, 1954~ )'의 '신념을 지켜라 (Keep the faith)'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바 없는 종교적 신념이라는 것. 죽음까지도 불사하는 선교활동은 그 불가사의한 신앙의 힘입니다. 낵시안 족(族)은 대상이 지니고 있는 진실한 감정을 꿰뚫어볼수 있는 능력을 가고 있습니다. 상대의 진실한 감정모체(emotional matrix)를 파악할수 있습니다. VR(가상현실)로 재현된 영상을 보고 그게 배우의 연기인지 진실인지를 간파할수 있는겁니다. 젊은 선교사의 내부에서 들끓는 선교의 열정, 어떤 근거없이 생겨난 그 진실한 감정이 그들은 신기합니다. 그래서 낵시안들은 그..

내 것/잡설들 2021.02.15

<R/B> 亂中日記 (24) -李舜臣-

갑오년 6월 (1594년 6월) 6월 초1일 [양력 7월 18일] 맑다. 아침에 배첨사(배경남)와 같이 밥을 먹었다. 충청수사가 와서 이야기했다. 저녁나절에 활을 쏘았다. 6월 초2일 [양력 7월 19일] 맑다. 아침에 배 첨사(배경남)와 같이 밥을 먹었다. 충청수사도 왔다. 저녁나절에 우수사(이억기)의 진으로 갔더니, 강진현감(류해)이 술을 바쳤다. 활 두어 순을 쏘았다. 경상수사 원균도 왔다. 나는 곧 몸이 불편하여 돌아가 누워서 충청수사와 첨사 문길 배경남이 내기 장기두는 것을 구경했다. 6월 3일 [양력 7월 20일] 초복이다. 아침에 맑더니 오후에 소 나기가 퍼부어 종일 밤까지 그치지 않았다. 바닷물 빛조차 흐리니, 근래에 드문 일이다. 충청수사·첨사 배경남이 와서 바둑을 두었다. 6월 4일 [..

<<<유치원>>>(3.3.1)

-독서 리뷰- -제임스 E. 건- ***동우*** 2018.08.04 07:21 '제임스 E.건 (James E. Gunn,1923~ )'의 짤막한 SF, '유치원 (Kindergarten)' 우주의 창조자들이 노니는 우주의 별채 올림퍼스. 옥황상제같은 절대 통치자의 엄정한 행정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유치원의 실습시간. 유치원 학생이 실실 장난스레 우주를 만듭니다. “하지만 그 태양이며 행성들, 그리고 그 생물은 내가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따라서 내가 그것들에 감상적인 미련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그러니까 만약 그 생물이 사는 행성이 커다란 혜성과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난다 하더라도, 그건 결코 내가 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어제까지 내가 한 일은 사실 아무..

내 것/잡설들 2021.02.13

<<<돼지 빚을 갚다>>>(3.3.1)

-독서 리뷰- -마저리 키넌 롤링스 作- ***동우*** 2019.02.27 05:08 '마저리 키넌 롤링스(Marjorie Kinnan Rawlings,1896-1953)'의 '돼지 빚을 갚다 (A pig is paid for)' 작가는 '아기사슴 플래그'로 풀리처 상을 받은 여성 작가입니다. (아기사슴 플래그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꽤 유명한 명작동화지요. 유튜브로 볼수 있어요.) '돼지 빚을 갚다.'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난 수필인듯 합니다. 20세기 중반 미국남부(플로리다) 시골의 모습. 반지빠르지 않고, 소박하고 수더분한 시골 풍습은 동서가 다르지 않습니다. 남녀불문 총을 예사로 다루는 저 아메리칸 기질은 낯섭니다만. 히겐보섬씨의 암퇘지와 마틴씨의 수퇘지. 그 암수의 교미가 성공하면 롤링스 ..

내 것/잡설들 2021.02.12

<R/B> 亂中日記 (22) -李舜臣-

갑오년 4월 (1594년 4월) 4월 초1일 [양력 5월 20일] 맑다. 매일 먹는 밥인데도 밥을 먹지 못했다. 장흥부사(황세득)·진도 군수(김만수)·녹도만호(송 여종)이 여제(악질병에 걸려 죽은 귀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지내려고 아뢰고 돌아갔다. 충청수사가 와서 봤다. 4월 초2일 [양력 5월 21일] 맑다. 아침밥을 먹은 뒤에 활터 정자로 올라갔다. 삼가현감과 충청수사와 같이 종일 이야기했다. 조카 해가 들어왔다. 4월 초3일 [양력 5월 22일] 맑다. 오늘 여제를 지냈다. 삼도의 군사들에게 술 천여든 동이를 먹였다. 우수사와 충청수사도 같이 앉아 군사들에게 먹였다. 날이 저물어서야 숙소로 내려왔다. 4월 초4일 [양력 5월 23일] 흐렸다가 어둘녘에 비가 왔다. 아침에 원수의 군관 송홍득과 변홍달..

<<<사랑하는 그대>>> (3.3.1)

-독서 리뷰- -강용준 作- ***동우*** 2020.01.18 04:52 '강용준(姜龍俊.1931∼ )'은 처음 올리는것 같군요. 강용준의 초기 작품 ‘철조망’ 3년간 거제 포로수용소의 경험이 녹아있는 작품. 조긍하가 감독하고 이대엽 김혜정등이 나왔던 영화 '철조망'. 중2때 학교를 땡땡이치고 홀로 들어간 종로의 낙원극장에서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꼬맹이의 숨은 거칠어졌습니다. 거제 포로수용소, 어린 놈에게는 충격적 영상이었지요. 그 후 고교시절. 그 영화의 원작소설 강용준의 '철조망'을 읽었는데 그 또한 무시무시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월간지(무슨 잡지였더라)에서 읽었던 그의 '광인일기'는 빼어난 수작이었습니다. 전쟁을 겪으면서 형성되고 변형되어 어브노멀하게 발현되는 남성적 자아의 모습 철조망이..

내 것/잡설들 202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