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왕동이가 다시 의관을 차리고 한온이를 따라 그 첩의 집에 와서 안방에 들어앉았다. 한온이의 첩은 잠깐 인사하고 건넌방으로 건너간 뒤 다시 얼굴을 내놓지 않고 할멈 하나와 아이년 하나가 방에 드나들며 술상 심부름을 하였다. 주인 손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권커니잣거니 술을 여남은 잔씩 먹었을 때 "단둘이 너무 심심하니 술 칠 기집 하나 불러올까?" 한온이가 말한는 것을 "조용히 이야기해 가며 술먹는 것이 좋으니 고만두게." 황천왕동이가 밀막 았다. "자네는 천생 고리삭은 샌님이여." "그저 샌님두 아니구 고리삭은 샌님이 여? 자네가 사람 칭찬을 너무 과히 하네." "자네가 품안으루 기어드는 젊은 기집 을 내박찼다지? 그게 고리삭은 샌님이라 할 짓이 아닌가." "만일 본서방의 칼을 맞았던들 사내대장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