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마슬로바는 이쪽으로 돌아다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면서 낯익은 침착한 표정으로 두 여죄수 사이를 뚫고 철망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네플류도프를 알아보지 못하고 의아한 듯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녀는 그의 옷차림으로 보아 그가 돈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생긋 웃어 보였다. "저를 만나러 오셨나요?"하고 그녀는 미소 띤 사팔눈의 얼굴을 철망 쪽으로 가까이 대면서 말했다. "만나소 싶었소." 네플류도프는 '당신'이라고 해야 할지, '너'라고 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지만 곧 '당신'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그는 여느 때와 같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당신을 만나고 싶었소....... 나는......." "우물쭈물하지 마!"그의 곁에서 남루한 옷을 입은 남자가 소리쳤다. "훔쳤어,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