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튿날 아침 네플류도프는 9시에 잠을 깼다. 주인의 시중을 들고 있는 젊은 사무원은 그가 일어난 기척을 알아채고, 이제껏 그렇게 해본 적이 없을만큼 번쩍번쩍하게 닦아 놓은 구두와 차고 깨끗한 샘물을 떠가지고 들어와서 농부들이 벌써 모이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네플류도프는 정신을 차리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토지를 농부들에게 분배하여 자기 재산을 없애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던 어제의 마음은 씻은 듯 사라져 버렸다. 그는 간밤에 후회하던 일을 되새겨 보니 퍽 놀라웠다. 지금 눈앞에 닥쳐오고 있는 일에 기쁨을 느끼고, 무심결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창 밖으로는 민들레가 무성한 테스트 코트가 보였는데, 그 곳에는 관리인의 지시대로 농부들이 모여 있었다. 어젯밤 개구리가 요란하게 울어 대더니 날씨는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