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넓은 복도를 되돌아서서(마침 점심 시간이었으므로 감방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연한 갈색 겉옷에 짧고 통이 널찍한 바지를 입고 죄수화를 신은 죄수들이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는 사이를 지나가며 네플류도프는 이상한 기분에 잠겼다. 여기 갇혀 있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그들을 여기에 가둔 사람들에 대한 공포와 의혹, 또 이런 것을 태연하게 조사하고 다니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이유 모를 수치심을 느꼈다. 어느 복도에서 누군가가 죄수화 소리를 내면서 감방 안으로 뛰어들어가자, 거기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더니 네플류도프의 길을 막아서며 인사를 했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나리, 제발 우리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달라고 말씀을 좀 해주십시오." "나는 관리가 아니라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