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원은 묵묵히 반짇고리에서 저고리를 들어내어 접어 들고 건넌방으로 왔다. 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진정하여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한 번 더 숨 을 들이쉰 다음 침착한 손끝으로 동정을 뜯는다. 옷고름을 떼어 내고, 깃을 뜯어 낸다. 놋화로에 잿불을 담아다 놓고 인두와 인두판을 챙기면서, 저고리 모양을 유심히 눈여겨 보아 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길이, 품, 화장이야 본래 그대로 하는 것이어서 상관없지만, 어려운 것은 깃과 섶을 다는 일이었다. 깃과 섶의 모 양이 저고리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입은 사람의 멋과 품위를 살려 주는 곳 도 이 부분이다. 그래서 바느질 솜씨가 빼어난 사람은 바로 여기서 한껏 솜씨와 모양을 낸다. 또 성미가 까다롭거나 옷을 곱게 입으려는 사람이 트집을 잡는 부 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