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원은 뒤로 나자빠질 뻔하였다. 그 놀라는 모양을 말끄러미 보더니 비오리는 병의 전말이 짐작 간다는 듯 고개를 혼자 주억거렸다."너 베락 맞을래?""그른 말 했으먼 베락을 맞을 거이고 안 그러먼 안 맞겄지맹.""사람 일을 그렇게 경망시럽게 말허는 것 아니다. 암만 농담이라도. 농담 끝에 살인난단 말. 듣도 못했냐?""아 누가 농담을 헌당가요?""그러먼 거 먼 소리여?""몰라서 묻는다요? 금방 자개가 다 말해 놓곤.""내가 무슨 말을 해?""이이고오, 의원님. 입으로 허는 말만 말잉기요? 눈짓도 말이고. 낯색도 말이고, 목청도 말이고, 손짓 발짓 몸짓에다 제절로 풍겨지는 탯거리도 다 말 아니요? 내가 머 청맹과니 봉사간대 지 눈구녁으로 본 말도 못 알어들으께미? 아 의원님은 머 누가 아푸다고 따악 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