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웬일로 네가 죄송헐 때가 다 있구나?" "잘못되었습니다. 제가 미욱하고 생각이 짧았어요." 효원은 음성을 공순히 하며 수그린 이마를 더욱 수그린다. "사람이 그러면 큰일난다, 큰일나. 일에 아무리 연유가 있고 절박할 때라도 순서를 먼저 챙겨야지. 순서 뒤바뀌면 사람 노릇 거꾸로 허고 마는 법이야. 순서. 알었느냐? 네 평생에 다시 안 볼 사람이라도 그렇게는 못허고, 지나가는 걸인 대우도 그렇게는 헐 수 없는 것인데, 소의 시짜 붙은 네 부모 동기 숙질간에 그게 어디 당키나 한 행위야? 민촌것도 그리는 안헌다. 내가 도대체 너희 시숙모를 무슨 낯으로 대하며 네 종시매를 내가 어떻게 얼굴 들고 보겄냐, 이제."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네가 어째 순순히 모두 다 잘못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