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순간 장군이 깜짝 놀랐지. 아무리 불빛 아래지만, 나비보다 고운 눈썹 위의 희고 맑은 이마에 칼자국이 날카롭고 선명하게 드러나 섬찟했거든. 아니 누가 이런 못된 짓을 했단 말이요. 아깝고 참혹해라. 연유를 말해 보시오." 장군이 칼자국 까닭을 물었다. "저는 잘 모르는 일이오나, 저의 유모 말씀이, 어느 하루, 해 저무는 봄날, 버들이 푸르고 꾀꼬리 울어 꽃이 피는가 구경을 하려고, 등에다 저를 업고 대문 밖에 나섰다가, 웬 스님 한 분을 만나셨더랍니다. 그 스님이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더니 포대기에 싸인 애기 저를 일부러 들여다보며, 이 아이가 장차 자라서, 나라를 구한 장상의 아내가 될 것이니 곱게 잘 기르라, 하시더랍니다. 황송하고 기꺼워서 유모가 합장하고 서 있자니, 웬 무장 하나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