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못 나와?"기응의 눈에 시퍼런 불똥이 튀었다. 핏발에 범벅이 된 불똥은 멍든 자주색으로 엉겨 튀어나오고, 단박에 강실이를 때려 죽일 것만 같은 주먹을 부르쥔 채 치켜든 팔을 공중에서 떨고 있는 기응의 모습은, 보통때 단 한 번 상상조차 해 본 일이 없는 것이었다. 신음소리마저 내지 못하는 강실이의 좁은 등을, 엉거주춤 네 발로 엎드리어 어미몸으로 덮고는, 고개를 틀고 기응을 올려다보며 눈으로 애원하는 오류골댁 모습은 한 마리, 새끼를 감산 어미 개 형국이었다. 그것은 가련하고 처람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응은 그런 오류골댁을 끄집어 밀어 내동댕이치고, 다시 한 번 그 주먹을 내리친다. 퍽." 말을 해라."비명도 없이, 혼절한 듯 맞고 있는 강실이를 일으켜 앉힌 기응은 그네의 여윈 어깨를 잡아 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