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다시는 똑같은 일로 두 번 말을 안 들을 자신이 있을 때까지 남이 알까 두려우니, 이 골방에서, 문도 열지 말고 옴짝도 말고 틀어앉어 곰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봐라. 과연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를. 사람이 사소한 일을 우습게 알면 결국 큰일을 그르치게 되는 법이다. 네가 이 버릇 하나 바로잡지 못하면서 자식을 낳아 기른다면 영웅 호걸 효자 열녀는 그만두고 삼동네 천덕꾸러기 만들기 딱 알맞지. 또 네 손에 밥 얻어먹고 옷 얻어입는 네 남편은 무엇이 되리요." 며느리는 선비가 머리에 정자관을 높이 세워 받쳐 쓰듯이, 뚝뚝 눈물을 떨어뜨리며 버선 두 짝을 겹쳐 꿰어 거꾸로 쓰고 앉아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 버릇만은 고쳐졌다. 그러나 타고난 성품의 우직하고 민첩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 그 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