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너, 그 치맛자락 좀 들어올려 봐라." 기겁을 한 시어머니가 며느리 발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놀라자, 새각시는 아무 생각 없이 두 손으로 다홍치마 양자락을 잡고 버선발이 드러나게 들어올렸다. "너 그게 버선이냐 쌀자루냐." 외씨같이 좁고 곱게, 흰 이처럼 드러나야 할 새각시 수줍은 버선발은 아닌게 아니라 펑퍼짐하고 야문 데 없이 헤벌어져 있었다. 그나마 수눅을 서로 왼쪽 오른쪽 뒤바꾸어 신고 있었으니. "아이고, 나, 이런 일이 어떻게 있다냐. 너 그러고 어디 가서, 이 집 며느리요오,입도 뻥끗 하지 마라. 대관절 너 어느 것 어느 댁에서 살다가 시집온 애기씨냐아. 응? 내가 아무래도 큰 실수 했는가 보다. 성씨 보고, 가문 보고, 집안간에 오가는 말 나무랄 데가 없어서 흔연 성례했더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