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584

에피쿠로스 (1,4,3,3,1)

-독서 리뷰 -에피쿠로스 作- ***동우*** 2014.07.16 05:24 에피쿠로스(Epicurus, BC341~BC271)를 올립니다. 지긋한 사유로 읽으면 조금도 어려운 책이 아니랍니다. 함께 읽어요. 40대 초반 쯤이었나, 나이 든(지금 내 연배쯤이었을까) 어떤 사내가 떠오릅니다. 말단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하였다는 분인데, 직장동료들과 가끔 가는 술집 (호스티스 두엇이 서비스하는 변두리 실비 맥주홀, 당시 제법 흔하였지요)에서 서너번쯤 조우하였던 사람. 그곳에서 그는 그러나 조금도 즐기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슬도 노래와 춤도 여자도, 무엇하나 세련된 깜냥이 되지 못하는 그는 언제나 혼자였지요. 마이크에다 대고 돼지멱따는 소리로 부르는 노래, 땀 뻘뻘 흘리면서 흔들어대는 춤사위, 한사코 싫다는 여..

내 것/잡설들 2020.01.09

공지영 4.5 (1,4,3,3,1)

-독서 리뷰- -공지영 作- ***동우*** 2017.07.10 04:56 '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 모두들 어디로 가뭇 사라져버린건가요. 2월 혁명은, 볼세비키는, 소비에트는, 코민테른은... 레닌은, 트로츠키는... 동지는 간데없는데, 그래도 나부끼는 깃발이나마 있는가. 오, 초원의 빛이여. 대지를 굴러가는 마른잎들이여. 너 허무하고 쓸쓸한 것들이여. 천년 도시 모그끄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답니다. 공지영의 '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 세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7.07.11 21:38 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 모스끄바. 변증의 역사가, 혹은 역사가 꿈꾸어왔던 아이디얼한 인간성이, 진실의 늪 속에서 고뇌하고 있을것만 같았던 도시.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청춘의 고뇌와 이상. 그 ..

내 것/잡설들 2020.01.09

공지영3 <인간에대한예의.절망을건너는법.동트는새벽> (1,4,3,3,1)

-독서 리뷰- [[공지영]] -공지영 作- ***동우*** 2015.04.13 04:29 1980년대를 회상하는, 이른바 공지영의 후일담 문학에서는 늘 시대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 혼자만 빠져나왔다는 자괴감이 짙게 배어있다. 시대의 가열한 쪽보다 열무싹 같은 아름다움이 알싸하게 전해오는 쪽의 그녀의 문학을 나는 좋아한다. 그래서 치열한듯 한 그녀의 앙가주망이 나는 오히려 애잔할 때가 없지 아니하다. 이민자와 권오규. 작가는 두 영혼을 대립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주인공은 이민자에게 매혹되기는 하였지만 권오규를 선택한다. 권오규의 파괴된 삶에 대한 연민때문인지 자괴감에서 우러난 감상때문인지 혹은 그의 헌신에 대한 존경심 때문인지.. 이민자, 단독의 존재 속에 깃들어 있는 존재론적 사유와 무한한 자유의 정신. ..

내 것/잡설들 2020.01.08

공지영 1.2 <존재는-. 봉순이언니>(1,4,3,3,1)

-독서 리뷰- [[공지영]] -공지영 作- ***동우*** 2013.01.21 04:42 나는 공지영이 정치적으로 나부대는 그녀의 ‘트윗 때문에’ 문학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지영은 작가로서 매우 훌륭합니다. 비단 이 소설 때문만은 아닙니다. (공지영의 소설들 꽤 읽었습니다.) 적어도 문학에 있어서만은 공지영을 트통령(트윗대통령)이라는 이외수 류와 동격으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이외수님을 좀 언급합니다. 입을 열면 스스로 ‘굉장한 예술가’인양 폼을 잡는 자가발전이 너무 눈부셔 나로서는 상당히 불편하였습니다. 처연한 의식이 스며있는 듯한 초기작품을 그런대로 좋게 읽었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그가 보내준 책 ‘하악하악’에 이르러서는 맥이 쭉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따위..

내 것/잡설들 2020.01.07

성석제 7.8 (1,4,3,3,1)

-독서 리뷰- [[성석제]] -성석제 作- ***동우*** 2016.04.30 04:47 성석제. 주말, 가벼운 몇 읽거리. '강변야화' 라는 시리즈物인 모양인데 이것만 눈에 띄어 주어왔습니다. 저 동네에는 충청도 필(?)이 가득하지요? 그 유장하고 으뭉하고 은근짜하게 적셔드는 속깊은 유모어... 부녀자가 지나다니는.. 양반동네의 미풍양속.. 무더운 날 웃통 벗고하는 노동은 좀 봐주었나본데 우물가에서 벗고하는 등목은 못봐 주겠다네요. ㅎㅎ 등물은 런닝셔츠라도 걸치고 하라는 말인가본데, 뭐라 했더니 까불지말랍니다. 우리 동네 할배들 죄 해병대 공수부대 출신이라고. 요즘 말썽많은 어어비연합이나 해병전우회 같은 무리들이 떠오르지만, 트집이 아니라 사람끼리 친해보려고 하는 수작거린데 한켠 귀여운(?) 면도 없지..

내 것/잡설들 2020.01.05

성석제 <해설자.., 내인생의..,새가..><천애윤락, 유희> (1,4,3,3,1)

-독서 리뷰- [[성석제]] -성석제 作- ***동우*** 2016.02.22 04:44 400 여년전 열녀각(烈女閣)의 주인공인 정씨부인. 졸지에 그 연일 정씨부인이 얼토당토 않는 포은 정몽주(영일 정씨)의 후손으로 둔갑하였습니다. 전혀 다른 사람의 사연이 그 열녀의 남편 김수인의 얘기꺼리로 바뀌었고. 엉터리 유적 해설자, 김문일. 여기저기서 얻어듣고 훔쳐들은 내용들을 조합하여 엉터리 역사적 서사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일품입니다. 이야기에 모순이 있느냐 없느냐,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그에게 하등 중요한게 아닙니다. 자신이 조작하여 씨부리는 허구(虛構)에 대하여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자기도취적 흥취에 겨워 그냥 엄숙하고 근엄한 폼을 잡고 지껄여대면 그만이지요. 허구의 유포와 그로 부터 횡..

내 것/잡설들 2020.01.05

성석제 <쏘가리. 기형도, 삶의.. 유랑. 조동관약전. 소설쓰는인간. 오렌지맛... 한눈을팔며... 도시의 골목에...> (1,4,3,3)

-독서 리뷰- [성석제] -성석제 作- ***동우*** 2012.12.16 05:06 성석제의 ‘쏘가리’ 성석제는 여러모로 놀라운 작가. 작가의 걸죽한 입담, 즐기시기를. ***홍애(虹厓)*** 2012.12.16 16:30 재미있게, 웃음도 한 번씩 활짝 기지개켜며 읽었습니다. 안나를 읽다 제대로된 국어의 말놀이를 읽으니 유쾌한 주말의 말시간이 되었습니다 ㅎㅎ ***┗동우*** 2012.12.17 05:25 안나 카레니나. (난 여태 안나 카레리나로 알고 있었다우.) 나도 반쯤이나마 읽었어요. 당시 러시아의 사회상과 인간상을 들여다보는 맛과 더불어 그 또한 고금동서 보편적이라는.. 새삼 톨스토이는 이야깃꾼으로서도 빼어난 작가임을 느낍니다. 난삽하여 지루한 종류의 소설은 아닙니다만 책의 분량이 너무나 두..

내 것/잡설들 2020.01.05

성석제 <황만근..., 홀린 영혼> (1,4,3,3,1)

-독서 리뷰- -성석제 作- ***동우*** 2016.01.07 04:36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해학적 가락으로 구성지고 맛갈지게 언어를 조탁(彫琢)하는 솜씨, 가히 성석제의 대표작이라 해도 가당할듯 싶습니다. 어머니가 열다섯에 돈을 받고 팔려와 6. 25 때 아버지가 죽어 유복자로 태어난 팔삭둥이 만근이. 일꾼이며 효자이며 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인물인데, 짐짓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저리도 사람 취급 못받는 황만근. 어느 조직이나 공동체, 교실이나 심지어 가족형제 간에도 어수룩한 대상 골라 왕따시키는 경우 심심찮습니다만. 인간의 근본 성정에는 나남없이 저리도 못돼먹은 구석이 있는가봅니다. 여간내기로는 살기 힘든, 반지빠르지 않았다간 코 베어가는 세상살이. 성실하고 신실하고 착한 황만근같은 사람은 천..

내 것/잡설들 2020.01.05

죽은 시인의 사회 (1,4,3,3,1)

-잡설- ***동우*** 2019.01.17 04:51 '스카이 캐슬'이라는 TV드라마. 장안에 그토록이나 회자(膾炙)되었던 드라마인데 나라고 외면할수 있으랴. 18편에 이르는 드라마 전편(全篇)을 뒤늦게 웹하드에서 다운받아 보았습니다. 결코 고급진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는 드라마. 동영상 빨리가기 >>를 눌러가면서 대충대충 보았는데, 그런대로 재미는 없지 아니하였어요. 의사니 교수니 하는 사람들은 죄 이 나라의 최상류층을 이루고, 그들 삶의 양태는 저러한게 사실일까요. 그들의 주거공간은 지나치게 럭셔리하여 마치 무슨 로코코의 궁전과 같았고. 그들의 벌거벗은 욕망과 허영과 질시와 탐욕은 조금도 은유되어있지 않았더군요. 그러니까 과장된 배경과 서사, 정형화된 캐릭터. 그리고 상투적으로 드러나는 극적 장치들..

내 것/잡설들 2020.01.05

남양군도의 조선인 -조성윤- (1,4,3,3,1)

-독서 리뷰- -조성윤 作- 남양군도의 조선인. 조성윤 교수가 쓴 '남양군도'에 관한 세 번째의 책이다. 전작(前作)은 ‘남양군도(南洋群島)’와 ’남양 섬에서 살다‘ 前者는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에 관한 역사와 지정학적 의의, 일본제국의 지배와 좌절등을 다룬 연구서, 後者는 남양 섬에서 살았던 조선인 ‘전경운’이라는 인물의 수기(受記)를 정리한 책. 두 책에서 저자는 남양군도의 조선인에 대한 연구의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다음을 기약하였는데 이번에 출간한 책이 ‘남양군도의 조선인’이다. 지난 5년간 사이판과 티니언등 남양군도에 속했던 미크로네시아 섬들을 방문하여 조선인의 흔적을 찾아다녔던 저자. 공식문헌자료, 옛날 신문, 여기저기 숨어있던 일기라던가 회고록등을 발굴하고, 조선인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지니고 있는..

내 것/잡설들 2020.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