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詩集 “움,앤솔로지 '그 말이 물들어왔네' 中에서” -전민선 作- -백년의 일- 당신은 어쩌다 내게로 와서 백 년 동안 할 일을 다 해주셨습니다 백두대간 폭설에 갇혀서도 앞 산 하나를 맞잡아 옮기고 기쁨과 슬픔으로 울던 하심[下心]의 세월 나도 데려가 주세요 웅숭 깊고 무량한 당신 인생 속으로. 청춘에는 열두 폭 비단치마를 두르고 호시절 보란 듯 뻔쩍뻔쩍 했을 터이나 어찌 살다 칠순에 비단 치마는 헤어졌고 저무는 세월 지병까지 얻어 부쩍 수그린 여생의 누이를 두런대다 슬픈 눈빛을 들키던 착하디 착한 사람은 수그린 누이의 이마를 대신 아팠을 것이며 틀림없이 눈시울이 뜨겁게 붉어 졌을 것이다 착하디 착한 사람아 질끈 눈 감을 수 없는 혈육, 지난한 생에 대하여 더러 울어 버리는 날도 살아야 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