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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확실한 행복>(3.3.1)

-독서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 作- ***동우*** 22.04.18 06:09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1949.1.12.~ )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연재 시작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 이른바 소확행(小確幸)이라는 어휘. 그러나 ‘소확행’은 전혀 새로운 개념의 것이 아닙니다. 나름나름 즐기는 소소한 행복 따위는 옛날부터 사람마다 가지고 있었을거니와, ‘저녁이 있는 삶’이라던가 ‘워라벨 (Work and Life Balance의 줄인말)’이라던가 ‘휘게(덴마크어 hygge)’라던가 ‘욜로(You Only Live Once의 줄인 말)’라던가 하는 의미도 따지고보면 ‘소확행’과 궤를 같이 하는 개념일겝니다. 이를테면 우리 선조들의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던가..

내 것/잡설들 2024.01.17

<아우라지 가는 길> (3.3.1)

-독서 리뷰- -김원일 作- ***동우*** 21.11.20 04:04 김원일 (金源一, 1942 ~ )의 장편 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 1998년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그동안 리딩북에 김원일의 여러 작품을 올린바 있습니다만, 김원일 문학의 색감은 6.25, 분단문학, 실존, 역사, 기억, 이데올로기같은 어휘들로 표상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은 그와는 궤를 달리합니다. 자폐 청년 마시우의 역정.. 아우라지는 그의 고향이며 그가 꿈꾸는 순수한 세계. 짧고 힘있게 끊어지는 단문으로 그려지고 있는 이 소설. 그러한 문장으로 자폐아로 버림받아 도시를 헤매이는 밑바닥 삶으로부터 그 오염된 것들을 극복하는 주인공 시우의 소박하지만 고귀하게 빛나는 영혼을 여실히 드러내고 ..

내 것/잡설들 2024.01.17

난중일기 (3.3.1)

-독서 리뷰- -이순신- ***동우*** 21.01.01 05:25 이순신의 '난중일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젊었을적 문고본(을유문고였던가)으로 읽었던 난중일기. 군더더기없는 문장. 그 때, 그 칼끝같은 리얼리즘에 어린 가슴에도 서늘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세월 흘러 김훈을 만났지요. '칼의 노래' (오래전 리딩북에 올린). 한 인간의 운명.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다하여 군인으로서의 기능적인 삶을 지향할수 밖에 없는. 스스로의 허무와 남을 향한 연민의 극복. 公께서는 그토록이나 엄청난 고뇌 속에 살다 가셨습니다. 김훈은 이순신의 칼처럼 단호하게 이순신의 내면을 보여주었었지요. 차츰 지껄이기로 하고. 일단 난중일기를 번역한 노산 이은상의 글을 먼저 올립니다. 이순신의 지극한 순정함으로 엄정하고 지극한 ..

내 것/잡설들 2024.01.17

혼불 2권 (20)

"하늘이 부끄러워... 억장이 무너... 지고 ... 뵐 낯이 없어서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런..." 청암부인이 두 손으로 동녘골댁의 손을 잡아 쥐자 그네는 울음에 체하여 말을 잇지 못하였다. 부인은 아무 말 없이 그네의 등을 어루만지며 쓸어 주었다.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말 안해도 내 알겠네. 허나 사람이 한평생을 살자면 좋 은 일 궂은 일이 어찌 뜻대로만 된다든가. 십 리 길만 가자해도, 황소도 만나고, 지렁이도 밟고,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기도 하네. 인생은 그보다 더 멀고 긴 것이 니 잊어 버리게나." "어쩌다가 그놈이, 어쩌다가 ... 남 않는 일을 제가 왜 ... 남 다르게, 유별나게 ... 어허그흐으." "강수 탓만도 아니야. 이 좁은 노적봉 아래 손바닥만한 터에서, 삼백 ..

혼불 2권 (19)

"어찌 꼭 일 나기 기다리는 사람같이 그렇게 잘라 말허는고?" "감춰 봐도 소용없는 일이 아닌가요? 망신스러운 것은 이미 가릴 수가 없게 됐 습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게 낫지." "어허어어. 이래서 다 예부터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 하고, 샘길에 여아를 내보내 지 마라 경계하지 않았든가. 여자의 목소리에 음기가 자욱한지라. 본디 그 소리 는 울타리를 넘어서는 안되는 법. 진예 탓도 적다고는 못허지." "그런데, 도대체 그것들이 무슨 일을 어느 만큼이나 저질렀길래, 이런 사단이 나 고 말었을까요?" 드디어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머뭇거리며 그렇게 물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안채 에서라고 다를 바가 없었다. 부인 몇몇이 문안 삼아 청암부인에게 들렀다가 그 대로 앉아 해가 기울도록 일어설 줄 몰랐다. 도중에..

혼불 2권 (18)

"내가 너희들의 아비가 아니라니 이 무슨 해괴한 말이냐. 아무리 유명을 달리하 였다고 한들 이런 터무니 없는 망언을 하다니. 나는 너희들을 잃은 뒤에 노심초 사 애통하고 한스러워 이제는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건만, 너희들은 어느새 아비도 몰라볼 만큼 무정해졌단 말이냐. 이놈들아..."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설움을 가눌 길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 비정한 아들 들을 향하여 다시 한번 두 팔을 벌렸다. "너는 듣거라." 이번에는 다른 아들이 입을 열었다. 여전히 냉랭하고 차가운 말투였다. "우리들이 너와 함께 순한 인연을 짓고 만난 사이라면, 이렇게 하루 아침 하루 저녁에 한꺼번에 죽어 없어지겠느냐. 우리들은 너에게 원수를 갚으려고 사람으 로 태어난 것이니라." "원수라니, 너희가 나와 무슨 원수를 지었..

탁류 (3.3.1)

-독서 리뷰- -채만식 作- ***동우*** 21.04.06 07:55 우리나라 근세소설의 명작. 채만식(蔡萬植,1902~1950)의 ‘탁류(濁流)’ 전에 리딩북에 올린 채만식의 ‘태평천하’ 천박한 부자 윤직원 영감의 가족사, 그 풍자적 서사가 얼마나 재미있었습니까? 탁류. 1930년대, 군산이라는 신흥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채만식 특유의 맹목적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적 풍자. 초봉이라는 한 여자의 일생. 토마스 하디의 ‘테스’가 연상되기도 하는. 근 한세기 전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움과 소설 읽는 재미 보장하리다. 함께 읽어요. 한 80여회로 나뉘게 들 듯 싶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21.04.06 16:08 언제이든...읽은것같은 제목 입니다...잘~~읽을께요...

내 것/잡설들 2024.01.14

혼불 2권 (17)

동녘골댁이 그런 소리를 듣던 것도 벌써 칠팔 년 전의 일이 되고 말았다. 그때 당장으로는 저 집에 쌍초상 나게 생겼다고 수군거렸으나 다행히 그네는 정신을 수습하고 살아 남기는 남았다. 다만 그런 일이 있은 뒤로 그네는 몰라보게 수척 해지면서 끝내는 숨이 차 오르는 병까지 얻어 버리고 말았다. 숨만 그렇게 가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잘 먹지도 못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소리나 사 람의 기척 그림자에까지도 깜짝 놀라 한참씩 숨을 못 쉬곤 하였다. "에이그, 천지신명도 무심하시지. 기왕에 한 목숨을 기어이 데려가실 양이면 실 한 놈은 남겨 두고 못난 놈을 업어 가시지, 귀신도 인물을 가리는가. 강수같이 용하고 듬직한 아들을 잡어 가시누 그래." 열아홉의 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동녘골댁 강수가 숨을 거..

부활(3.3.1)

-독서 리뷰- -톨스토이 作- ***동우*** 21.07.02 04:25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Алексей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1883-1945) 그의 작품, 그에 관한 글조각들 여럿 올렸거니와, 톨스토이에 관하여 다시 지껄인다는건 진부합니다.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그의 마지막 소설 ‘부활(Voskesenie)’을 올립니다. 이 작품에 대한 ‘로망롤랑’의 찬사.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예술적 성서이다. "전쟁과 평화"가 그의 성숙기를 장식하였다면 ‘부활’은 그의 생애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다" 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만약 톨스토이가 "부활"이외에 아무것도 안 썼다 해도 대작가로서 인정받을 만큼 이 작품의 예술성은 높다" 부활. 서사도 감동적이고 사건과 ..

내 것/잡설들 2024.01.14

혼불 2권 (16)

12 망혼제 무릇 인간이란. 저 광대 무변한 우주 공간과 영원 무궁한 시간 속에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삼라만상 가운데, 가장 미묘 신비한 존재이니. 날 때부터 벌 써 사람마다, 천귀, 천액, 천권, 천파, 천간, 천문, 천복, 천역, 천고, 천인, 천예, 천수를 관장하며 하늘을 운행하는 열두 별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다. 사람이 세 상에 출생할 적에 만약 좋은 별을 만나면 일생 부귀공명하고, 불행히 나쁜 별을 만나면 곤고빈천하게 되는데. 이 운명의 길흉을 누구라서 미리 알 수 있으랴. 다 만 그 사람이 난 생,년,월,일시를 기점으로 해서 간지를 짚어 보며, 천리묘법을 짐작할 수 있을 뿐. 육갑은, 위로 하늘로 벋은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묘사한 천 간, 즉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십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