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3권 1암운 십일월은 중동이라 대설 동지 절기로다 바람 불고 서리 치며 눈 오고 얼음 언다 가을에 거둔 곡식 언마나(얼마나) 하였던고 몇 섬은 환자하고 몇 섬은 왕세하고 언마는 제반미요 언마는 씨앗이며 도조도 되어 내고 품값도 갚으리라 시계 돈 장리 벼를 낱낱이 수쇄하니 엄부렁하던 것이 남저지 바이 없다 그러한들 어찌할꼬 놀양이나 여투리라 콩기름 우거지로 조반석죽 다행하다 부녀야 네 할 일이 메주 쑬 일 남았구나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 두소 동지는 명일이라 일양이 생하도다 시식으로 팥죽 쑤어 인리와 줄기리라 새 책력 반포하니 내년 절후 어떠한고 해 짤라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리하다 공채 사채 요당하니 관리 면임 아니온다 시비를 닫았으니 초옥이 한가하다 단구에 조석하니 자연히 틈 없나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