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손 어멈이 들어올 때 건넌방 앞에서 “상제님, 큰쇠 여기 왔습니다.” 하고 소리쳐서 한온이가 방 앞문을 열고 내다보니 큰쇠는 방 앞을 지나서 마루로 올 라가고 만손 어멈만 방 앞에 섰다가 웃으면서 “늙은것이 찬바람맞이에 나가 섰 느라고 혼났습니다.” 하고 공치사를 하였다. “누가 놈이 할멈더러 치운데 나 가라구 했소.” “아들 대신 나갔지요.” “만손이가 여태껏 나가 섰다가 지금 막 들어왔는데 놈이 할멈이 무슨 요공이요.” “상제님 방문 닫구 들어앉아 기 셔두 바깥일을 용하게 아시네.” “방문만 닫혔지 내 귀야 닫혔나.” 큰쇠가 마 루로 난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한온이가 만손어멈더러 “치운데 혼났으 니 어서 안방 영감 옆에 가서 몸을 녹이우.” 하고 웃음 섞어 말한 뒤 앞문을 닫고 돌아앉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