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어가도 즈그 망신이여, 안 그런당가? 곤장을 칠래도 죄목이 있어야고, 죄목을 밝히자먼 즈그 집구석 똥구녁을 뒤집는 꼴이제잉. 양반이라고 부럴 거 한나도 없다아. 집안으 누이동상 못 잊어서 상사벵으로 죽어간 놈 원한 풀어 주는 날 밤으, 큰집 작은집 오래비 누이가 또 붙어 먹었으니, 그거이 무신 양반이냐? 아 이고 꼴 사납다. 빛 좋은 개살구지 머. 껍데기만 번지르르. 차라리 나 같은 상년 은 팔짜대로 천대박고 팔짜대로 막 살응게 거짓말은 안허지, 즈그들은 헐 짓 다 해 처먹고도 누릴 것은 다아 누린당게. 에이, 던지러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숨죽이어 하던 말끝이 암팡지게 팽개쳐진다. 그러면서도 옹구네는 속으로 알고 있다. 원뜸의 대갓집에서 이 소문을 들으면 당장에 말 낸 사람을 뒤져내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