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아아, 너도 위로넌 부모를 뫼시고, 아래로넌 자석 손자를 키우는 놈이라 먼 이렇게 헐 수가 있단 말이냐아. 내가 오널은 사생결딴을 낼라고 쫓아왔다. 니 가 아무리 가문 좋고 재산이 많다고는 허지마는, 사람의 탈을 쓰고 이렇게는 못 헐 거이다. 있는 사람의 문서에는 논 서마지기가 애기 콧구녁에 코딱지 같은 거 일랑가 모리겄다. 그런디이, 우리 없는 사람은 그거이 아니여어, 그거이 아니라 고오. 너느은 있는 재산에다가 귀 맞출라고 우리 논을 샀겄지마안, 우리는 목심 을 팔어 넹긴 거이다아.아이고오. 아이고오, 이런 천하에 날도적놈아아. 칼만 안 들었제에, 이거이 강도나 한가지제 어디 사람의 지서리란 말이냐. 어서 내 논 문 서 내놔라. 논문서 내놔아. 왜애, 아까워서 그리는 못허겄냐? 그러면 돈을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