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흉 "몰라?" 공배네가 흰 눈을 깎아 뜨며 옹구네를 꼬아보았다. "아 부모 같은 성님이 모르는 일을 내가 어찌 안다요?" 옹구네 목소리에도 비꼬인 가시가 박혀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녀르 예펜네, 적거이 꼭 무신 일이 있제. 내가 너를 어디 하루 이틀 저꺼 봤냐? 니 낯빤대기 속눈썹 꼬랑지 한나 까딱만 해도, 벰연헌지 일 있는지 다 알제 짐작을 못허께미 시침을 띠여? 띠기를. 시방 허는 짓 탯거리가 벌세 이 일 사단을 아조 모르든 않는 뽄샌디. 저 지랄을 허고 주데이 철벽을 딱 허고 자빠졌네이. 바로 조금 전, 바람 소리가 나게 우우 거멍굴로 들이 닥친 원뜸의 머슴, 종, 장정들이 춘복이 농막을 뒤집어 한바탕 소란스럽게 엎어치는 소리가 나더니, 무슨 죄 지어도 단단히 지은 놈 끌어가듯이 에워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