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아니라, 시집오던 날루 났어두 고작 열댓 살밖에 안 되겠수…… 저어 초봉이가 올해 몇 살이지요? 스무 살? 그렇지요” “스물한 살이랍니다!…… 거 키만 엄부렁하니 컸지, 원 미거해서…….” 정주사는 대답을 하면서 탑삭부리 한참봉의 곰방대에다가 방바닥에 놓인 쌈지에서 담배를 재어 붙여 문다. “아이! 나는 꼭 샘이 나서 죽겠어! 다른 집 사남매 오남매보다 더 욕심이 나요!” “정주사 조심허슈. 저 여편네가 저리다가는 댁의 딸애기 훔쳐 오겠수, 흐흐흐흐…….” “허허허…….” “훔쳐 올 수만 있대문야 훔쳐라두 오겠어요…… 정말이지.” “저엉 그러시다면야 못 본 체할 테니 훔쳐 오십시오그려, 허허허.” “호호, 그렇지만 그건 다아 농담의 말씀이구, 내가 어디 좋은 신랑을 하나 골라서 중매를 서드려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