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베틀가 인월댁은 드디어 북을 놓는다. 그리고 허리를 편다. 두두둑, 허리에서 잔뼈 부 서지는 소리가 나며 갑자기 전신에 힘이 빠진다. 그네는, 오른손 주먹으로 왼쪽 어깨를 힘없이 몇 번 두드려 보다가 허리를 받치고 있는 부테의 끈을 말코에서 벗긴다. 뒷목도 뻣뻣하고 다리도 나무토막처럼 굳어져서 이미 감각이 없는데, 마 치 그네가 베틀에서 내려앉기를 재촉이라도 하려는 듯 닭이 홰를 친다. 벌써 세 홰째 우는 소리가 새벽을 흔든다. 용두머리 위에 놓인 바늘귀만한 등잔불이 닭 이 홰치는 소리에 놀라 까무러치더니, 이윽고 다시 빛을 찾는다. 방바닥으로 내려 앉은 인월댁은 그제서야 허릿골이 빠지는 것처럼 저려와 그대로 무너지듯이 드 러누워 버렸다. 불기 없는 바닥이라 등이 서늘하다. 비록 여름이지만, 늘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