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향이가 자리에 누울 때 닭이 울었다. “요새 닭이 퍽 더디 울어요.” 계향이 말끝에 “그 수닭이 묵은 수닭이지?” 이봉학이가 동떨어진 말을 물으니 계향이 는 속으로 괴이쩍게 생각하며 “네.” 하고 대답하였다. “묵은 닭이라 변덕이 나서 우는 때가 들쑥날쑥하는가베.” “실없는 말씀 고만두세요.” “쓸데없는 근심 말구 잠을 잘 자게. 그러면 닭이 어련히 때맞춰 울겠나.” “참말로 요새같 이 밤이 지리해선 사람이 못살겠어요.” “오늘 밤두 지리한가?”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오늘 밤은 별난 밤인가요?” “여편네가 사내하구 같이 자며 밤이 지리하다면 그건 사내를 소박하는 표적일세.” “듣기 싫어요.” “할 말이 많은데 듣기 싫다니 그만두는 수 밖에. 그럼 잠이나 자야겠다.” “졸리시지 않 거든 내 이야기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