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남소문안패와 연락 있는 매파들이 꺽정이의 재물 많은 것과 계집 좋아하는 줄 을 알고 꺽정이 거처하는 처소에 하나둘 오기 시작하더니 얼마 안 되어서 여럿 이 드나들게 되었는데 서로들 시새워 가며 이쁜 과부가 있소, 음전한 처자가 있 소, 첩을 얻으시오, 첩장가를 드시오 천거도 하고 인권도 하였다. 여러 매파 중 에 순이 할머니라는 나이 한 육십 된 늙은이가 있는데 사람이 상없지 않은 것 같아서 그 늙은이의 말은 꺽정이가 가장 많이 귀담아 들어주었다. 어느 날 낮에 꺽정이가 마침 혼자 앉았을 때 순이 할머니가 와서 “오늘은 조용합니다그려.”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언제는 조용치 않든가? ” “나는 올 때마다 사람이 있습디다. ” “사람 없는 때 할 말이 있나? ” “꼭 사람 없는 데 할 말이 있 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