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하도 엄청난 일이어서 옹구네의 심사 따위는 너무나 하찮아. 이 일에 어디 비집고 끼여들 여지가 없다는 것을 그네는 감지한 것이다. 참말로 그런 일을 이 사램이 저지를랑가.옹구네의 가늘게 좁혀진 눈이 춘복이 옆얼굴을 사려본다. 위로 뼏친 춘복이의 쑤실쑤실하고 숱 많은 칼눈썹이 꽁지에서 날카로운 회오리같이 매암을 돈다. 그 눈썹은, 강실이를 이 농막의 이 방안에 데려다 앉혀 놓는 일에 장애가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여지없이 내려피고 잘라내 버릴 기세로 거칠게 솟구쳐 있었다. 무서라. 옹구네는 그 서슬에 저도 모르게 살갗이 오도르르 일어선다. 알 수 없는 소름이 온몸을 훑는다. 이미, 저지를 일만 남었구나. 이게 어제 오늘 마음먹어 재미로 불쑥 해 보는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옹구네는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