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무엇을 버리고 "무얼 그렇게 골똘히 생각허냐? 아까부터."아마 강태는 집짓 모르는 척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봉천에 도착할 때까지는 한번도 뜨지 않을 것처럼 날카롭고 무겁게 감은 눈을 실같이 열고 강모의 안색을 훑으며 강태가 묻는다. "아니요, 아무것도."어느결에 전주역을 벗어나 버린 기차가 덕진을스쳐 동산촌을 지나서 삼례 한내 다리 가까이 처꺼덕 처꺽 처꺼덕 처꺽, 철궤를 따라 달린다."착찹하겠지."강태의 목소리가 웬일로 눅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잠긴 그의 음성은 묵득 그가 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거기도 다 사람 사는 데 아닙니까."강모가 대수롭지 않은 듯 대꾸한다."제법인데? 도련님. 난 또 네가 젖 떨어진 아이모냥 혹시.""형님도 참. 내가 무슨 어린앤가요?""아니라니 다행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