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이헌의에게 징의는 그렇게 말한 일이 있었다. 그때는 두사람 다 서른 몇 살로, 돌아보면 어제 같은 나이였다. 금의 사람으로, 자는 자단이요, 호를 황화노인이라 한 왕정균은, 생후 얼마 안되어 글을 보고는 열일곱 자를 스스로 알았고, 일곱 살에는 능히 시를 지었다는 소문이다. 그는 거동과 용모가 아름답고 훌륭한데다가 담소를 즐거워하였으며, 문을 지어 말하고 싶은 바를 잘 나타냈다 하는데, 산수, 고목, 죽석의 그림에, 당대에 따를 자 없이 빼어났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묵죽은 신품이었다. 타고난 재능에다, 송의 문호주를 종으로 삼아 밤낮으로 붓이 닳도록 대를 그리던 황화노인은"항상 등불 아래 대나무 가지를 비추어, 그 그림자를 모사하여 참모양을 그리었다."고 하였다. 천지는 거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