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전에 옛적에, 한 백 년인가 백오십 년 전인가, 어느 고을 아무네 집에 젊은 청상이 하나 살았더란다. 그 시아버지는 항상 매일 밤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안을 돌면서 살펴보고 있었더래. 그러던 그 어느 날 밤, 주위는 쥐죽은 듯 고요하고 초생달은 희미한데, 며느리 방에는 불이 환히 켜져 있고 누군가와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오더란다. 의아하게 생각한 시아버지는 며느리 몰래 문틈으로 안을 엿보았지. 그런데 며느리가 베개에다 죽은 남편 옷을 입혀서 마치 신랑처럼 꾸며 놓고, 마주앉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흉내를 내고 있더라지 않냐. 그렇게 온 밤을 새우더래. 그것을 본 시아버지는 그만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그후에 곧 그 며느리를 아무도 모르게 개가시켜 멀리멀리 북쪽땅 끄트머리 어디로 보내 놓고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