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댁은 이번에는 질녀의 조그맣고 발그스름한 입술을 손가락으로 곡 찔러 주며 웃었다. 본디 자상한 성품은 아닌데다가 대찬 모색이 있는 수천댁이었지만, 강실이한테만큼은 가끔씩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도 해 주고, 댕기 물린 새앙머리를 매만져 쓰다듬기도 하며, 그 앙징스러운 모습을 귀여워하였다."강실아, 너 어디로 시집갈래? 숟가락 한번 잡어 봐라."수천댁은 언제인가 밥상머리에 앉은 강실이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조막만한 강실이는 영문도 모르고 제 숟가락을 들었는데, 어린 마음에 무슨 일인가 싶어 숟가락 잎사귀 바짝 가까이를 쥐었다."하하, 고것 참. 너 어디 담 너머 이우제로 갈래? 어머니 못 잊혀서? 그렇게 뽀짝 곁으로 시집가면 나도 좋지. 이쁜 질녀 오며 가며 복받고 사는 것 구경도 혀고, 느그 어머니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