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서는 곡식 넣은 단지를 문종이로 봉하여 왼새끼로 둘러 묶고, 그 위에 널빤지를 얹어 놓았다. 오류골댁 웃목에도 수천댁 웃목에도, 또 누구네 웃목에도 집집마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조상단지는 앉아 있었다. 또 어떤 집에서는 안방의 시렁 위에 올려 모시기도 하였다. 무심히 보던 그 단지를 그때부터 눈여기며, 단지 속에 앉으신 조상님의 모습을 혼자 상상해 보는 강실이에게, 오류골댁은 "오늘은 떡을 했으니 조상신한테 드리자."하며, 조신하게 두손으로 떡 접시를 받들어 단지 위에 덮인 널빤지에 놓았다. 그것이 조상신의 밥상인가 보았다. 식혜를 하여도, 찰밥을 쪄도, 아니면 그 무슨 조그만 별미만 하여도 오류골댁은 그렇게 올리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서 무엇 무엇을 조금 하였삽는데, 맛을 먼저 보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