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봤다아"그것은 싸우는 소리였다. 그는 남모르게 혼자서 사력을 다한 승부를 달에 걸고, 단말마 같은 비명을 토하며, 또 그달을 들이마시며, 진땀이 나도록 달과 싸웠다. 그러는 중 어느결에 만동이와 백단이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른 사람들은 솟아오른 달을 보며 소원을 빌거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춘복이한테만 귀띔을 하고는 일찌거니 고리배미 비오리한테로 간 옹구네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도 별반 마음이 쓰이지 않을 만큼, 달맞이는 흥겨워졌다. "인자 고리배미로 풍물 귀경 가야제. 시절도 이런디 무슨 풍물인가만. 이럴수록이 진탕 한 번 노는 것도 좋온 일이제. 체찡맹이로 깍 차갖꼬 있는 속도 좀 내레갈 거이고. 안 그러먼 참말로 죽어 불제, 숨이 맥혀 어찌 살어. 가자. 자아, 가들 보자, 가들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