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저 뒷산에다가는 밤나무를 심어 보아라. 내가 전에 몇 처례 돌아봤다만, 탄금봉 기슭에 제법 쓸 만한 비탈이 있느니라. 내가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미루다가 그만 날이 가고 말았어...네 시모댁 친정 동네가 밤으로는 아주 이름이 났거든, 그래서 율혼 아니냐. 내가 네 시부한테도 일러는 놓겠다만, 그 사람은 그렇게 몸이 실허지를 못해서 걱정이다. 자기 근력 부지해 주는 것만도 고마워서 이런 저런 일 마음쓰게 허고 싶지가 않어...그러니 차후에라도 그런 의논이 돌거든 내 말을 꼭 새겨 두었다가.... 율촌 쪽에 사람을 보내 연락해서...묘목을 구해다가 심어라. 그것도 큰 공사지.. 한 십 년 지나면 밤 추수를 헐수 있을 게야. 토질이 어쩔란지 잘 모르니 처음에는 그저 시험삼어 한 천여 그루, 사방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