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내동댁 떡애기 손자가 밟혀 죽은 것이다. 참,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져, 일 당한 사람은 물론이고, 매안의 집집마다 기가 질려 경악을 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어른이 안 계시니 별 희한한 변괴가 다 일어나는고만. 잡귀들이 등천을 허는가아."이기채는 급작스러운 사건에 놀라기도 했지만, 청암부인 별세하신 후에 생긴 일이어서 마음속이 더욱 어수선하고, 불길한 예감마저 드는 것을 떨치기 어려웠다. 수더분한 내동댁은, 가족들이 매안 이씨들 중에는 그래도 수하는 축에 들어서 위아래 안팎으로 아직 궂은 일 별로 안 본 쪽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곳 사람 사는 집이 으레 그런 것같이, 이 집안에도 위로 시부모 계시고 시조부모 계시며, 나이 어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