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뜬 놈은 책상다리 점잖허게 개고 앉아서 발부닥 씰어 감서 공자왈 맹자왈 씻나락 까먹는 소리로 노래를 부름서. 글이요, 정신이요. 허능 거이여? 시방. 양반은 즈그 문짜로 글 읽어야 살고. 정신 갖춰야 살겄지마는 상놈은 상놈대로 젓사라고 외어야 사능 것을 살자고 지르는 소리를 패대기쳐? 여그가 어딘디? 그래. 여그가 어디냐. 여그가 어디여? 사람 사는 시상이다. 사람 사는 시상에 사램이 사람끼리 이렇게 서로 틀리게 살어야니. 이게 무신 옳은 시상이냐. 뒤집어야제. 양반은 글 읽어서 머에다 쓰고, 그 좋은 정신은 시렁에다 뫼셔서 무신 생각을 허능고? 상놈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암서. 왜 그렁 것을 몰라? 무단히 공부라고 헛짓하고 있능 거이제. 춘복이는 그 이야기 속의 샌님을 새우젓 장수처럼 방죽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