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 둥. 둥. 둥. 조리를 돌리거나 회술레를 시킬 때는. 북을 쳐서 모두 알게 하였다. 그러나 그것만이라면. 만인의 손가락질과 부끄러움을 무릅쓰는 것으로 벌이 끝나지만. 다른 집도 아니요. 원뜸의 세도 문중 종갓집에 든 도둑이니. 더 말할 것도 없이 치도곤이를 당한 그날로 마을에서 당장 쫓겨나고 말 일이었다. 이 마을에 붙어 있어 누가 특별히 보살펴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흉흉하고 살벌한 타지. 생전에 나가 본 일이 없는 마을 바깥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평소에도 그는 엄두가 안 났었다. 더구나 지금 굶어 죽어가는 자식들과. 아이 막 낳은 아낙과 핏덩이를 데불고. 만일 쫓겨난다면 동구밖을 다 못 나가 길거리에서 죽게 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었다. "살려 줍시오." 부서방은 비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