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연의 몸 한가운데 세로로 내리긋는 살대 꽁숫달도 귓달같이. 위쪽은 단단하고 강하게 깎고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다듬어 나갔다. 그런 다음 끝으로 연달 중에 제일 가늘고 날렵한 허릿달을 다듬는다. "사람의 몸에서 제일 유연해야 허는 데가 어디냐? 허리지? 허리가 바르고 유연해야 몸에 균형이 잡히는 것이다. 연도 마찬가지라. 이 허릿달이 바로 연의 중심을 잡는 것이야." 이것은 그래서 다른 달의 사분지 일이나 될까 하게 가느롬히 깎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늘면 연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올라가지 않고. 또 너무 굵으면 뱅글뱅글 허공에서 헛맴을 돌게 되니. 이 미세하고 정확한 무게와 흐름을 저울에 달거나 눈금으로 재 가며 깎을 수도 없는 것이어서. 오직 세월이 묻은 손끝으로 익숙하게 가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