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나는 크먼 나중에 머이 된당가?' "너도 나맹이로, 인자 각시를 얻으면 무부가 되제잉." "당골 각시 안 얻으먼?" "안 얻을 수가 있간디? 당골네 집안은 꼭 당골네 집안끼리만 시집가고 장개가고 혼인을 허는 거이여, 그거이 벱이여." 무당은 절대로 일반 사람들과는 혼인할 수 없다고, 법으로 엄하게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당골네 무당의 집안끼리 무계혼만을 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아들을 낳으면 훗날 그는 무부가 되고, 딸을 낳으면 무녀가 되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자 살어 보그라. 살자먼 설운 일 많은 거이 한세상이라, 여늬 사람도 이 세상을 진세상이라고, 울고 울어서 질퍽헌 세상이라고, 눈물이 젖어서 무겁다고 허는디, 조선 팔도에 팔천 사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