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모양이나 말하는 품이 아마도 이런 따위 질문을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정말 강모가 오유끼한테 묻고 싶은 말들이었다. 설마 네가 나를 따라오는 건 아니겠지? 안면 있는 사람들끼리 우연히 같은 기차를 탈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오유끼는 오유끼대로 솜리(이리)나 어디쯤 갈 일이 생기지 말란 법도 없으니. 이제 곧 내릴는지도 모른다. 기차는 전라선 가냘픈 지류에서 호남선 물목으로 들어서려 한다. 그러나 그네는 이리에서 내리지 않았다. 내리기는커녕 단팥죽 장수가 손수레를 밀고 복잡한 차내의 승객과 봇짐 사이를 용케도 누비고 다니면서, 구슬픈 듯 독경하듯 단팥죽을 사라고 외자, 두 손을 까불어 그를 부르더니"머가 맛나요?"묻는 모양인지 생긋 웃기까지 하면서 장수와 몇 마디 나누고는 고개를 갸오록 빼밀고 손수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