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누구네 집으로 굿을 하러 가거나, 어디서 문복하러 오는 사람들한테서도 사람들 소식은 가랑니야 서캐야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비오리네 주막에 떨어지는 소식이 제일 빨랐다. 그리고 제일 정확했다. 그것은 여러 갈래 여러 골의 여러 사람이 하는 말을 한자리에서 모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탓에 백단이는 고리배미에 갈 일이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렇지 않을 때도 유난스럽지 않을 만큼 비오리네 주막에 들러 비오리와 그 어미를 만나는 척하면서 요령껏 소문을 흡수하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백단이보다는 만동이가 주막에는 이무러워. 틈만나면 그는 마치 일없이 막걸리나 한 사발 마시러 온 것처럼 혼연스럽게 평상에 앉아 있곤 하였다.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생김새 곱상하고 자세에 태깔이 있어 반드롬..